태안 사로잡은 풋살리그 ‘2강 결승 대결’···경기 LBFS, 첫 FK컵 정상
경기 LBFS가 한국풋살연맹(KFL) 2023 풋살 코리아(FK)컵 남자부 우승을 차지했다.
장성대 감독이 이끄는 경기 LBFS는 지난 8일 충남 태안종합실내체육관에서 끝난 남자부 결승에서 노원FS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승 대결은 풋살을 조금 아는 팬들이라면 기대감이 큰 빅매치였다. 두 팀은 K리그1 라이벌 ‘현대가(家) 더비’를 연상케 하는 현재 FK리그(한국풋살리그) 양강이다. 노원FS는 2021~2022시즌 슈퍼리그(1부) 우승팀이다. 경기 LBFS는 신흥 강자로 2021~2022시즌에 창단해 드림리그(2부)에서 우승한 데 이어 슈퍼리그에 올라온 2022~2023시즌에는 노원FS를 제치고 리그 정상까지 차지했다.
FK컵은 대한축구협회(FA)컵과 비슷한 성격의 컵 대회로 시즌 최대 규모의 전국대회다. 두 팀은 2년 연속 FK컵 결승에서 만났다. 지난해에는 노원FS가 우승했다. 노원FS는 이 우승으로 FK컵 최다 우승 5회(전신 FS서울, 스타FS서울 시절 포함)를 달성했다.
전반 경기 주도권은 경기 LBFS에 있었지만, 결정적인 슈팅은 노원FC가 더 많았다. 팽팽한 0의 균형이 깨진건 후반 4분이었다.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던 세르징요가 기습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3분 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김승현이 잡아 골로 연결했다. 후반 13분에는 골레이로를 제치면서 내준 김승현의 패스를 문희재가 빈 골문을 향해 차넣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예상보다 많은 약 200여 명의 관중이 찾았다. 다른 프로스포츠에 비하면 아직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지만, ‘직관’팬들은 풋살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다. 가로 20m, 세로 40m의 경기장을 쉼없이 재빨리 오가는 선수들의 속도감에 잠시도 눈을 뗄 수 없었다. 총알같은 슈팅에, 화려한 개인기에 경기내내 환호와 탄성이 끊이지 않았다.
가족들과 함께 경기장을 찾았다는 축구 동호인 박인걸씨는 “처음 풋살 경기를 봤는데, 축구보다 작은 공간에서 테크닉적으로 뛰어나고, 속도감이 대단해 재미있다”며 “풋살을 접할 이런 기회가 또 생기면 보러 올 것 같다”고 했다. 김민식씨도 “주중에 경기장에 왔다가 너무 재미있어 가족들과 함께 왔다”며 “풋살은 농구, 핸드볼에 스피드와 에너지를 더한 느낌이다. 지금까지 봐왔던 어떤 축구보다 박진감이 넘쳤다”고 엄지를 들었다.
경기 LBFS는 이번 우승으로 리그 최강팀 자리를 굳히는 모양새다. 슈퍼·드림리그를 통틀어 13개팀 가운데 선수들이 가장 안정적인 지원을 받는 경기 LBFS는 선수 면면부터 타 팀을 압도한다. 한국 풋살 에이스인 신종훈에 풋살 강국 브라질의 세르징요, 우고, 이란의 모센이 뛰고 있다. FK리그에서 팀 당 외국인 선수 최대 보유 3명(출전은 2명)을 모두 채운 팀은 경기 LBFS 뿐이다.
특히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세르징요는 일본, 중국, 포르투갈, 스페인 등에서 뛴 세계적인 수준의 풋살 전문 선수다. 세르징요는 “팀 동료들이 나를 도와줘 받은 MVP”라며 공을 돌렸다. 주장 신종훈은 “외국인 선수들이 오면서 팀이 한 단계 더 성장했다. 그런 선수들을 보면서 우리 선수들도 기술적인 면을 배울 수 있다”고 했다.
신종훈은 “풋살도 아시아 클럽 챔피언십이라는 클럽 대항전이 있다. 전에 다른 팀으로는 참가한 적이 있는데, 경기 LBFS 선수로 아시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큰 목표를 밝혔다.
태안 |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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