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시청자·불어나는 경쟁자…'방송매출 비중 50%선 붕괴' TV홈쇼핑 업계, 생존 전략은?
9일 TV홈쇼핑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TV홈쇼핑의 방송 매출액 비중은 전체의 49.4%로 처음으로 50%를 밑돌았다. 2018년 60.5%, 2019년 56.5%, 2020년 52.4%, 2021년 51.4%로 이어진 하락세의 연장이다.
TV홈쇼핑 업체의 매출액은 직매입 상품 매출과 협력사에서 받는 판매수수료 매출을 합산해 산출한다. TV홈쇼핑사에서 판매된 상품 금액을 전부 합한 취급고(거래액)와 구별된다. 방송 부문 취급고 비중은 지난해 기준 45.9%로,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이미 수년 전부터 진행돼 왔다.
방송 매출 비중 하락 추세는 주요사별로도 확인되고 있다. 지난 2018년과 2022년 수치를 비교해보면 GS샵의 경우 51.1%에서 38.2%로, CJ온스타일은 54.0%에서 39.0%로 뚝 떨어졌다. 50% 선 아래로 하락한 시점은 각각 2019년, 2020년이다. 상대적으로 방송 매출 비중이 높은 롯데홈쇼핑(64.9%→57.4%)과 현대홈쇼핑(68.5%→56.5%) 역시 이르면 2∼3년 안에 방송 매출 비중이 50% 선을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TV 시청자 수 감소가 꼽힌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결과를 보면 TV홈쇼핑 주 시청 연령층마저도 TV 이탈 현상이 두드러진다. 지난 2018년부터 2022년 사이 연령별로 '일상의 필수 매체'로 TV를 꼽은 비율을 살펴보면 60대는 72.8%→52.5%, 50대 50.2%→31.8%, 40대 23.8%→9.2% 등으로 크게 떨어졌다.
반면 스마트폰을 필수 매체로 꼽은 비율은 해당 기간 20% 안팎씩 상승해 각각 46.6%, 65.8%, 89.2%에 달했다. 이에 따라 이커머스 시장 역시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10조원으로 TV홈쇼핑 전체 취급고(21조7776억원)의 10배에 가깝다.
TV홈쇼핑 업체 역시 모바일 방송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지만, 기반인 방송에 힘을 빼는 것도 어렵다. 각 회사들은 시청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다양한 방책을 고심하는 상황. 최근 TV 방송과 모바일을 넘나드는 '크로스 방송'을 속속 도입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TV는 중장년층이, 모바일 방송은 젊은 층이 즐겨본다는 점을 고려한 전략이다.
정규 방송 외에 주목도가 높은 별도의 짧은 방송(숏커머스) 편성도 등장했다. CJ온스타일은 지난달 인기 기획방송에서 이어지는 20분짜리 숏커머스를 편성해 첫 방송을 내보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오전 친환경 생필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선보이는 20분짜리 '토요장터'를 방송하고 있다. GS샵은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밤 방송되는 간판 프로그램 '쇼미더트렌드' 말미에 '심야핫딜'이라는 20분짜리 특별 코너를 배치했다.
한편 치솟는 송출수수료 역시 홈쇼핑업계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송출수수료란 TV홈쇼핑사가 케이블·위성·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로부터 채널을 배정받는 대가로 매년 지불하는 비용을 뜻한다. 지난해 송출수수료 규모는 1조9065억원으로 2018년(1조4304억원)과 비교해 33.3%증가했다. 방송 매출 비중은 떨어지는데도 송출수수료는 오른 셈이다. 방송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율도 2018년 46.1%에서 지난해에는 65.7%로 급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TV홈쇼핑 업체들이 고객을 붙잡기 위해 색다른 방송 프로그램 형식을 시도하고 인터넷쇼핑몰과 모바일 사업을 강화하는 판매 채널 다변화에 나서는 등 다양한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시도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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