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아트페어 경쟁…홍콩·서울 이어 싱가포르·대만·日 참전

황희경 2023. 7. 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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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아트페어 키운 매그너스 렌프루, 아시아 곳곳에서 아트페어 창설
신생 아트페어들 첫해 성적은 '글쎄'
올해 3월 열린 아트바젤 홍콩 전시장 입구[연합뉴스 자료사진]

(요코하마·도쿄=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아시아 미술 시장에서 아트페어 경쟁이 뜨겁다.

9일 미술계에 따르면 아시아권 최대 아트페어인 홍콩의 '아트바젤 홍콩'을 필두로 한국에서 열리는 '키아프 서울', '프리즈 서울'이 아시아 아트페어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싱가포르의 '아트 SG'와 일본의 '도쿄 겐다이'가 올해 새로 출범했다.

아시아 아트페어 프렌차이즈 이끄는 렌프루

신생 아트페어의 중심에는 모두 매그너스 렌프루, 그리고 그가 공동 창업한 '아트 어셈블리'가 있다. 렌프루는 2008년 홍콩에서 '아트 HK'라는 이름의 아트페어를 키워 2011년 세계적인 아트페어인 아트바젤에 매각한 인물이다. 아트바젤이 인수한 '아트 HK'는 '아트바젤 홍콩'으로 이름을 바꾸고 아시아권 최대 아트페어로 굳게 자리매김했다.

아트 SG 모습 [아트SG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아트 어셈블리는 2019년 '타이베이 당다이(當代)'라는 이름으로 대만에서 아트페어를 창설했다. 타이베이 당다이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2021년에 한 차례 취소돼 올해로 4회째를 맞았다.

아트 어셈블리는 타이베이에 이어 올해는 싱가포르와 일본까지 지역을 확장했다. 이 밖에도 인디아 아트페어, 시드니 컨템포러리, 포토페어스 상하이까지 아시아·태평양 전역에서 여러 아트페어를 열고 있다.

아트 HK의 성공 신화를 썼지만 이후 아트페어들의 성적은 아직까진 신통치 않다. 특히 올해 1월 열린 아트SG는 '동남아의 관문'이라는 싱가포르의 지리적 이점에 더해 중국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접은 이후 사실상 처음 열리는 아트페어라는 점에서 중국 '큰손' 컬렉터들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첫해 상당수의 부스가 한산했고 판매 성적도 그다지 좋지 않아 일부 갤러리들은 내년 행사 참여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도 들려왔다.

5월 열린 타이베이 당다이는 출범 첫해 주목받으며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점점 열기가 식으며 올해 판매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도쿄 겐다이 첫해 비교적 저렴한 작품들 위주 판매…젊은 관객 많아

도쿄 겐다이 역시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일본은 세계 3위 경제 대국이지만 아트바젤과 UBS가 펴낸 '아트마켓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세계 미술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수준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컬렉터 층이 두텁다고는 하지만 일본 미술시장에서는 고미술이나 (서양) 근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커 동시대 미술에 대한 관심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편이다. 개인 컬렉터보다 법인에서 미술작품을 사는 경우가 많아 일본 미술시장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올해 함께 출범한 아트SG에 160여개 화랑이 참가한 것에 비해 도쿄 겐다이 참가화랑은 70여곳에 그쳤다. 아트SG에 참여했던 가고시안, 페이스, 데이비드즈워너 같은 세계 최정상급 화랑도 참가하지 않았다. 한국에도 지점을 둔 타데우스 로팍이나 리만머핀, 글래드스톤 역시 아트SG에는 참여했지만 도쿄 겐다이에는 부스를 내지 않았다. 일부 갤러리는 막판에 참가를 철회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그너스 렌프루[아트 어셈블리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미술 전문지 아트넷뉴스에 따르면 첫날 판매는 호조를 보이긴 했지만, 판매된것으로 알려진 작품들은 대개 5만달러(약 6천500만원) 수준이었다. 유수의 국제아트페어에서 수억∼수십억원대 작품이 팔려나가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작품 위주로 판매된 셈이다.

도쿄 겐다이를 둘러본 한 한국 화랑 대표는 "아트페어에 많이 나오곤 하는 유명 작가 작품들은 드물었고 눈에 확 띄는 작품도 없이 차분한 분위기였다"고 평가했다.

도쿄 겐다이 전시장 모습 [도쿄 겐다이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전 세대보다 현대미술에 관심이 큰 젊은 관객들이 많이 온 것에 대해 일본 미술 시장을 밝게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었다.

2014년 일본에 지점을 낸 블룸앤드포 갤러리의 팀 블룸 대표는 아트넷 뉴스에 "지난 5년간 일본 시장이 기하급수적으로 변하는 것을 봐 왔다"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자신감에 차 있는 젊은 컬렉터들이 이전보다 더 많다"고 말했다.

전시장 문제 등으로 아시아 미술시장에서 가장 '핫'한 한국에 진출하지 못한 매그너스 렌프루의 아시아 아트페어 프랜차이즈 사업이 결국에는 모두 실패할 것이란 견해도 있었다.

아트SG와 타이베이 당다이, 도쿄 겐다이를 모두 둘러봤다는 또 다른 국내 화랑 관계자는 "올해 싱가포르와 타이베이도 신통치 않았던 데다 도쿄는 위치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면서 "(렌프루로서는) 서울에 들어오지 못한 것이 아쉬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키아프 모습[연합뉴스 자료사진]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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