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물류 로봇 양 날개로 상승세 [ESG 리뷰]

2023. 7. 9.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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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핫 종목 - 브이원텍

[ESG 리뷰]



2차전지와 로봇은 한국의 성장하는 대표적 산업으로 꼽히며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수급상 관심이 높다. 그만큼 주가도 예민하게 움직일 수밖에 없다. 2차전지 후공정 격인 검사 장비를 제조하면서 동시에 물류 로봇 분야로 빠르게 성장 속도를 높이는 기업이 있다. 브이원텍은 미래 성장성이 높은 산업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면서 주가 재평가에 대한 기대를 받고 있다. 

올 들어 60% 넘게 상승 

브이원텍은 2006년 설립된 머신 비전(machine vision) 기반의 2차전지 검사 시스템 제조업체다. 2012년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으뜸 기업’에 선정됐다. 2017년 고용노동부가 강소기업으로 선정하고 그해 7월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당시 공모가는 1만7700원으로 시가 총액 계산 시 1303억원이다. 그동안 2차전지와 디스플레이를 검사하는 장비를 주로 생산했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침체되면서 주가도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2차전지 검사 장비의 매출 비율이 높아지고 수주 호재가 연이어 터지면서 주가가 재평가받고 있다.

머신 비전은 부품 위치 확인과 상태, 제품 식별 등을 위해 작동하는 인지·판단 기술이다. 예를 들어 디스플레이의 패널 상태를 면밀히 검사할 수 있는 액정표시장치(LCD)·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압흔 검사 장비다. LCD 장비는 주로 중국 업체에 판매한다. OLED 장비는 한국의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공급한다. 최근 전기차 등에 OLED 채용 비율이 높아지면서 OLED 매출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지난해 기준 사업부별 매출 비율은 2차전지 검사 시스템 43.6%, 디스플레이 검사 장비 31.0%, 물류 로봇 25.4%다.

성장 산업인 2차전지와 물류 로봇이라는 양 날개를 달고 주가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 들어 주가가 60% 넘게 오르면서 시가 총액이 1600억원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까지 중소형 종목이지만 시장 성장성이 높은 산업에 걸쳐 있는 만큼 투자자들의 기대가 높다. 본업인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검사 장비 산업이 튼튼한 데다 신사업도 안착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공정 중 조립 공정인 라미네이션과 스태킹 공정에서 사용하는 검사 장비로 약 30개의 조립 공정 검사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미국에 공장을 짓는 한국의 2차전지사와 관련해 1000억원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물류 로봇 시대가 온다 



또 다른 주가 재평가 포인트는 물류 로봇 사업 부문이다. 2021년 4월 자율 주행 로봇 회사 시스콘을 인수했다. 로봇 관련 매출은 지난해까지 전체 매출의 4분의 1 수준이지만 올해는 40% 이상, 내년에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증권회사는 예상하고 있다. 

물류 로봇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세계적 인건비 상승 문제와 함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물류뿐만 아니라 제조업 전반에 걸쳐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물류 로봇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무인 운송 차량(AGV : Automated Guided Vehicle)과 자율 이동 로봇(AMR : Autonomous Mobile Robot)이다. AGV는 이동 경로가 정해진 물류 로봇이다. 주로 물류센터 등에서 쓴다. AMR은 자율 주행이 가능한 물류 로봇이다. 카메라나 라이다 등 센서를 이용해 사물을 인식하고 상황에 대처한다. 현재 AGV 대비 비싼 데다 운송 가능 무게가 낮다는 것이 단점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18년 36억 달러였던 글로벌 물류 로봇 시장 규모는 내년까지 229억 달러로 연평균 36.1%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기울기는 더욱 가팔라지고 있다. 

브이원텍은 물류 로봇의 성장성을 알아보고 2021년 시스콘을 지분 투자 200억원(지분율 53%)에 사들였다. 현재 현대차·현대위아·LG전자·삼성SDS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특히 현대차를 고객사로 확보한 경위가 이 회사 기술력을 짐작하게 한다. 당시 글로벌 물류 로봇 선도 기업인 덴마크의 미르(MiR) 등과 기술 경쟁 끝에 100억원 규모의 수주를 단독으로 따냈다. 시스콘은 지난해 10월 대기업 제조 공정에 물류 운반 기계를 공급하는 한성웰텍을 흡수·합병하기도 했다. 물류 로봇 관련 밸류 체인을 확대한 셈이다.

최재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시스콘은 다양한 산업군으로 대규모 물류 로봇 공급을 논의 중이기 때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올 하반기부터 수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콘은 늘어나는 로봇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생산 규모의 6배 증설을 진행,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올해 로봇 매출액은 작년 대비 3배인 45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ESG로 본 주가 전망은

물류 로봇 시장은 노동자 안전 문제와도 직결된다. 한국에서는 지난해부터 산업 재해로 인한 중대재해처벌법을 시행 중이다. 노동자 안전 문제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물류 로봇은 사람이 직접 해야 하는 위험한 운송 업무 등을 대체하면서 효율적 협업도 기대할 수 있다.

문제는 추가 상승 여력 여부다. 이미 올해 60% 넘게 오르면서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우선 올 1분기부터 시작될 실적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매출 상승세가 이어진다면 주가를 정당화하면서 재평가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나증권은 브이원텍의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64% 늘어난 981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영업이익이 없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84억원을 기록하며 이익 상승세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매출과 이익 상승세는 내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주가는 실적과 성장성이라는 양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김선중 브이원텍 대표가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김 대표는 올해 들어서만 1만8600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매수 평균 단가를 적용해 계산하면 약 1억8400만어치다. 최대 주주이자 대표가 자신의 회사 주식을 꾸준히 사들인다는 것은 투자 호재라고 할 수 있다. 김 대표는 한양대 대학원에서 기전공학을 전공한 뒤 LG전자·코삼·글로벌 링크 등에서 개발 경력을 쌓은 기술 창업인이다. 

고윤상 한국경제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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