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반도체 수급 대응"…정의선 회장, 美 인텔 아일랜드 캠퍼스 방문
현대차그룹, 고성능 반도체 경쟁력 강화
정의선 회장, 인텔 아일랜드 직접 방문
"반도체 수급 다각적 대응 상시 모색"
현대자동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이 세계 최대 반도체 회사인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를 방문했다고 9일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의 방문은 최근 각국의 주도권 경쟁 속에 요동치고 있는 글로벌 주요 시장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 움직임 등을 파악하고, 향후 차량용 반도체의 원활한 수급을 위한 다각적인 대응 시나리오를 상시적으로 모색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의선 회장은 앤 마리 홈즈 인텔 반도체 제조그룹 공동 총괄 부사장의 안내로 '팹24'(Fab24)의 '14나노 핀펫'(14FF) 공정을 둘러봤다. 핀펫(FinFET)은 정보처리 속도와 소비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반도체 소자를 3차원 입체구조로 만든 시스템 반도체 기술이다. 팹24에서는 이 기술을 활용해 현대자동차의 표준형 5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제네시스 G90, 기아 EV9의 ADAS에 탑재되는 'CPU'(중앙처리장치)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올초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현재 자동차에 200~300개가량의 반도체 칩이 들어 있다면 레벨4 자율주행 단계에서는 2000개의 반도체 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량용 반도체와 그룹 내 관련 기술 내재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팹24를 둘러본 정의선 회장은 이어 인텔의 팹 운영 현황을 365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는 'ROC'(원격운영센터)에서 인텔의 반도체 생산과 공급망 관리 프로세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ROC는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 인텔의 현황을 통해 반도체산업의 흐름을 직간접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시설로 알려져 있다.
자동차가 '달리는 컴퓨터'로 진화함에 따라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의 수요는 매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는 전기차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PBV(목적기반차량) 등 미래 모빌리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메인 부품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이 추진하고 있는 SDV(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 체제 전환을 위해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 칩이 필수적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주요 반도체 기업들과의 다각적인 협력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뿐만 아니라 미래 모빌리티에 적용될 고성능 차량용 반도체 개발과 기술 역량 내재화를 그룹 차원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0년에는 연구개발(R&D)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현대모비스와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합쳤다. 현대차그룹은 시스템과 전력 반도체의 핵심 기술을 조기에 내재화해 해당 역량을 더욱 고도화하는 한편, 차세대 고성능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또 유망 기술을 보유한 반도체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차량용 반도체 스타트업인 보스반도체에 20억원 규모의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인텔의 아일랜드 캠퍼스는 지난 1989년 가동을 시작해 유럽 내 핵심 기지 역할을 맡아왔다. 인텔은 현재 아일랜드 캠퍼스에 첨단 반도체 제조 시설인 '팹34'(Fab34)를 추가 구축중이다. 극자외선(EUV)을 이용하는 최신 제조 설비를 갖춰 고성능 반도체를 생산하는 유럽 내 차세대 생산 거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텔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적극적인 반도체산업 육성 움직임에 부응해 생산 거점을 확충하고, 주요 국가에 신규 공장과 연구개발센터 건립 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 내에서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다.
유럽연합은 미국의 반도체산업 육성 정책과 중국의 반도체 굴기 등에 대응해 향후 2030년까지 유럽 지역의 반도체산업을 위해 430억유로를 투입한다. 전세계 반도체 생산량 중 20%를 역내에서 생산한다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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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윤준호 기자 yj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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