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 아파트 매매가 편차 3년째 10억 이상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서울과 지방 간 아파트 가격 차가 3년째 10억원 이상으로 고착화되는 모양새다.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에 지방의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7일 현재 서울의 아파트 가구당 평균 매매가격은 12억9490만원이다.

반면 5개 광역시의 평균 아파트값은 4억4135만원, 기타 지방의 평균 아파트값은 2억6557만원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와 지방 아파트의 가격 차는 10억2933만원으로, 서울 아파트가 지방보다 5배 이상 비싼 셈이다.

이 가격 차는 해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0년의 서울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2억382만원, 지방은 6551만원으로 1억3831만원 차이였다. 2009년에는 그 차이가 4억7946만원까지 벌어졌지만, 2012년(3억7598만원)에는 다시 3억원대로 내려가기도 했다.

가격 차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시점은 부동산시장 상승기 초입인 2017년부터다. 2017년 5억2189만원이었던 서울과 지방 간 가격 차는 △2018년 7억62만원 △2019년 7억9550만원 △2020년 9억5582만원으로 빠른 속도로 간격을 넓혔다.

이어 2021년에는 11억984만원에 달했으며 지난해에도 10억6855만원을 기록하며 2021년 이래 줄곧 10억원 이상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서울의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지방은 상승세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의 평균 집값은 2000년 2억382만원에서 현재 12억9490만원으로 11억원 가까이 올랐지만, 지방은 6551만원에서 2억6557만원으로 2억원 오르는 데 그쳤다.

이러한 격차가 좁혀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미 지난 정부에서의 다주택자 규제로 '똘똘한 한채' 선호 현상이 나타난 가운데 지방에서는 인구 감소와 미분양 적체 등이 기존 주택가격 반등을 가로막고 있어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사람들은 똘똘한 한채를 선호하고, 수도권이 인구 감소 영향에서 자유롭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가격 편차 자체가 좁혀지기는 어렵다"면서 "지방에 미분양 물량도 몰려있다 보니 주택 가격이 분양가를 넘을 수가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