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면 도시 떠나라"… 나토 정상회의 앞두고 '요새'로 변한 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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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개최를 앞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사실상의 시민 '소개령'(疏開令)이 내려져 눈길을 끈다.
빌뉴스는 나토와 적대 관계에 있는 러시아로부터 151㎞, 러시아의 맹방인 벨라루스로부터는 불과 32㎞ 떨어져 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도울 방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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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국` 러시아·벨라루스와 가까워 불안
동맹국 군대 및 첨단 방공무기 속속 배치
“시민 여러분, 국제행사 기간에 불편을 피하려면 시외로 휴가를 떠나세요!”
주최 측이 가장 주안점을 두는 분야는 방공이다. 만일의 경우 벨라루스에 배치된 러시아 미사일이 회의장을 향해 발사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러시아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효과적으로 도울 방안이다. 러시아 그리고 그 동맹인 벨라루스 입장에선 이런 회의가 자국 영토 코앞에서 열리는 현실이 극도로 불편할 수밖에 없다.
회의를 앞두고 불안이 가중되자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롯해 40여개국 정상이 오는데, 우리 영공을 무방비 상태로 둔다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사회주의 체제 하에서도 독립의 꿈을 잃지 않은 리투아니아 등은 1991년 소련 해체를 계기로 광복을 맞이했다. 이후 나토와 유럽연합(EU)에 가입해 서방으로부터 안보를 보장받고 경제 발전에도 나섰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소련의 후예인 러시아가 언제든 무력을 사용해 영토 확장을 꾀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자연히 이들은 미국 등 나토 회원국들을 향해 “러시아 및 벨라루스에 인접한 발트 3국의 안보 불안을 해소할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왔다. 리투아니아에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것을 계기로 첨단 방공무기 체계가 임시로 배치되자 나우세다 대통령은 “정상회의 기간 영공 안전 확보를 위한 나토 동맹국들의 노력은 발트 3국에 영구적 방공 체계가 시급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정상회의 이후의 영구적인 영공방위 구축 방안을 놓고 동맹국들과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의에는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일본, 호주, 뉴질랜드 정상도 참여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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