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없던 약' 개발…담당국장이 제약사 찾아간 이유[식약처가 간다]
식약처, 새로운 치료제 등장에 규제기준 고심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mRNA(메신저 리보핵산)라는 새로운 기술의 백신을 경험한 바 있다. 과학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면서 차세대 신약 개발이 급성장 하고 있는 것인데, 이를 분류하고 허가해 새로운 치료제로 탄생시키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생약국과 관련 부서장은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종근당바이오를 찾았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및 사업에 나선 종근당바이오와 비피도, CJ바이오사이언스, 지놈앤컴퍼니, 고바이오랩, 일동제약 관계자와 함께 차세대 바이오의약품 현장간담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다.
이례적으로 공개된 이날 회의에서는 마이크로바이옴 신약 개발 업계의 애로사항을 식약처가 청취하는 시간이었다. 마이크로바이옴 신약이 차세대 기술로 부상하면서 산업계와 정부가 기존에 없었던 기준을 함께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의약품의 경우 기존 화학 기반에서 바이오의약품으로 빠르게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이에 세포·유전자치료제를 포함해 마이크로바이옴과 엑소좀, 합성생물학 등 새로운 기술개발이 계속되고 있다.
이에 식약처에서는 이 같은 신기술을 어떻게 분류하고, 인허가 해야 하는지 등과 같은 새로운 규제체계를 만들기 위해 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의약품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안전성·유효성을 기반으로 규제를 해야 하는데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기술의 경우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다.
이를 위해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은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와 민간기업 130여개와 함께 민·관 합동 바이오의약품산업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다이나믹 바이오’를 진행하고 있다. 7개의 분과 아래 10여개의 소분과가 운영되고 있으며 분과별로 식약처, 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수시로 소통하고 있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몸 안에 사는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말로, 인체에 사는 세균, 바이러스 등 각종 미생물을 말한다. 다양하게 변하면서 인간의 질병과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마이크로바이옴을 이용한 신약개발 연구가 각광을 받으면서 식약처는 작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임상시험 품질관리 고려사항을 안내하는 ‘생균치료제(미생물을 사람의 질병 치료 또는 예방 목적으로 투여하는 치료제) 임상시험 시 품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최근에는 마이크로바이옴을 최종 바이오(생물)의약품으로 구분 지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식약처에 마이크로바이옴 개발 비임상에 포함되는 독성시험 면제 유무, GMP(우수의약품 제조관리기준) 가이드라인 마련, 소통 확대 등을 요구했다.
식약처 신준수 바이오생약국장은 “저희는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으나 실제로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이 있을 것”이라며 “우리가 하는 방향이 잘못됐을 수도 있고, 방향은 맞는데 조금 더 세밀한 부분에서 필요한 것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고 했다.
종근당바이오 이정진 대표이사는 “업계 공통 관심사는 비임상 독성부분이나 이미 미국에서 하고 있듯이 NDA(신약승인신청)에 등록된 (마이크로바이옴 중) 임상 면제 부분 등에 대해 식약처가 그림을 그리고 있는지 그런 부분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식약처 최미라 세포유전자치료제 과장은 “마이크로바이옴 독성시험 한계나 제약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다”며 “기존에 있던 자료 등이 충분히 있는 경우 생균치료제를 개발할 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전향적으로 해달라는 요구 등을 알고 있기 때문에 비임상평가 지침을 만들 때 고려하고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작년 마련한 생균치료제 임상시험 시 품질 가이드라인을 비임상 부분을 추가한 ‘생균치료제 임상시험 시 품질·비임상 가이드라인’으로 개정하기 위해 현재 작업 중이다. 업계 의견을 듣고 오는 8~9월경 개정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 마이크로바이옴 GMP 가이드라인도 연내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놈앤컴퍼니 박경미 부사장은 “약의 경우에는 내야 하는 자료가 심플한데, 마이크로바이옴을 시작하면서는 어떤 규정을 봐야 하는지 참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며 “예전에 줄기세포치료제가 처음 나왔을 때 식약처에서 교육을 많이 시켜줬는데, 마이크로바이옴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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