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에 허위 급여비용 청구한 80대 요양원 대표 집행유예

수원법원종합청사 전경. 경기일보DB

 

허위 급여비용을 청구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0여억원을 뜯어낸 요양원 대표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고권홍)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받는 A씨(80)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2013년 4월 1일부터 2020년 1월 20일까지 용인시 기흥구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소속 물리치료사의 월 기준 근무시간을 허위로 등록하는 등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로 급여비용을 청구, 편취한 혐의다.

A씨는 2013년 5월3일 공단에 장기요양 급여비용을 청구하면서 시설장이나 사무국장에게 물리치료사의 전월 근무시간이 160시간이 되지 않았음에도 160시간 이상 근무한 것처럼 입력하게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그해 같은 달 24일 A씨는 공단으로부터 급여비용 500여만원을 더 지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그는 총 91회에 걸쳐 10억5천800여만원을 편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장기간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의 비용을 청구해 이를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 사건의 범행으로 국민의 세금과 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건강보험의 재정이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편취 금액이 공단에 모두 환수됐고 피고인은 고령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며 “이 사건을 계기로 요양원을 폐업할 예정이어서 이와 같은 범행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작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