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공단 허위 급여 청구… 10억 편취 80대 요양원 대표 '집유'

고령·편취금액 모두 공단 환수· 요양원 폐업 예정 등 참작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로 급여를 청구해 7년여동안 10억원을 가로챈 80대 요양원 대표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로 요양원 대표인 80대 A씨에 대해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서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2013년 3월부터 2020년 1월까지 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에 물리치료사 등의 급여를 허위로 청구해 총 91회에 걸쳐 10억5800여만원을 편취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단은 수급자가 장기요양시설에 입소하거나 방문요양서비스를 이용하면 요양원 등 시설 운영자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하고 있다.

요양원 운영자는 요양보호사, 물리치료사 등의 기준 인원수를 정확하게 입력한 후 공단에 급여비용을 청구해야 한다.

하지만 A씨는 요양원에 소속된 물리치료사가 월 기준 근무시간을 충족하지 않았음에도 정상적으로 근무한 것처럼 허위로 등록해 급여 비용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장기간에 걸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허위의 장기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해 편취한 것으로 죄질이 좋지 않다"면서 "이 사건 범행으로 국민의 세금과 보험료로 운영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이 악화되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다만 "피고인이 80세의 고령으로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점, 편취금액을 모두 공단에 환수한 점, 이 사건을 계기로 요양원을 폐업할 예정인 점 등을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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