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비난이었던가... 여론에 흔들리지 않고 박지성 옹호한 '반골' 조규성 [오!쎈 전주]
[OSEN=전주, 이인환 기자] 선수 본인의 의지보다 더 우선인 것이 있을까.
전북 현대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오후 7시 30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하나원큐 K리그1 2023 21라운드 홈경기에서 교체 투입된 조규성의 선제골과 하파 실바의 추가골을 더해서 2-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전북은 승점 33을 마크하면서 3위 서울과 동률을 이루었으나 다득점(서울 +33골, 전북 26골)에서 밀려 4위에 머물렀다. 그래도 제주전(2-0 승)에 이어 리그서 연승을 달리면서 상위권 추격에 박차를 가했다. 여기에 전북은 최근 6년 동안 서울전 19경기 연속 무패(14승 5무)라는 압도적인 기록을 지키는데도 성공했다.
전북은 이날 적극적인 압박과 공세, 상대보다 한 발 빠른 교체 카드 활용을 통해 값진 승리를 거뒀다. 특히 후반 15분 교체 투입된 조규성과 하파 실바가 나란히 골을 기록하면서 화력을 입증했다. 반면 서울은 황의조의 공백을 실감하면서 최근 8경기 연속 멀티골(2골 이상) 득점에 실패했다.
이날 경기는 조규성의 전북 고별전이 될 확률이 높다. 그는 자신에게 러브콜을 보낸 덴마크 미트월란으로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단 이 선택을 두고 설왕설래가 오갔다. 일부에서는 박지성 전북 스포츠 디렉터가 후배의 미래를 망쳤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전북 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기자 회견장에 들어선 조규성은 평소처럼 유쾌하게 인터뷰를 하면서 최근 세간에 도는 루머들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했다. 그는 자신이 유럽의 변방으로 평가받는 덴마크 리그의 미트월란으로 향하는 것이 박지성 전북 스포츠 디렉터 때문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터무니 없다고 단호히 선을 그었다.
미트월란 이적에 대한 질문을 받자 조규성은 작심이라도 한듯이 "솔직히 말해서 사람들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믿는 것 같다"라고 의아하다는 반응과 함께 "박지성 디렉터가 왜 그렇게 욕을 먹는지 솔직히 이해가 안 된다. 제 결정에 대해 조언을 해주시지 않았따. 오로지 내가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조규성은 "내가 내린 결정(미트월란행)이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아무도 모른다. 그래도 박지성 디렉터께서는 나를 위해서 조금 더 좋은 옵션이 무엇이 있을지 끝까지 나만 생각해 주신다. 많은 사람들이 내 결정에 대해서 뭐라고 하시는데 진짜 자세힌 이야기는 나중에 자세히 말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른 선택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조규성은 "솔직히 아쉬움은 없다.겨울에 마인츠나 셀틱을 가지 않았던 것에 후회는 없다. 내 선택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는 것이다"라며서 "내가 반골 기질이 있다보니 내가 선택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가려고 한다. 내 선택 기준은 출전 시간과 구단이 나를 얼마나 간절히 원하는지였다"고 답했다.
조규성은 겨울 이적 불발에 대해서 "시즌 초반에 폼이 좋지 못했다. 중간에 다치는 바람에 10경기 넘게 쉬어야만 했다"라면서 "그래서 어떻게 보면 (겨울에 이적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폼이 올라왔기 때문에 어디를 가든 자신 있게 할 수 있다. 누가 겨울에 왜 안 떠났냐고 물어보면 '그때 갔으면 망했어'라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답한다"고 반응을 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2부 챔피언십 팀을들 거절하고 미트월란을 향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조규성은 "나도 영국 무대 진출에 대한 의지가 크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오퍼가 온 팀이 없었다. 그나마 한 팀이 문의했다"라면서 "나에 대한 관심이나 기대가 크다 보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것"이라고 미소를 보였다.
한편 조규성은 전북 입단 이후 대표팀 선발, 득점왕, 월드컵 무대 출전과 득점 등 여러 성과를 거두면서 다음 무대로 도약하게 됐다. 그는 "사실 월드컵 직후에는 유럽 무대에 너무 진출하고 싶었다. 전북 소속이지만 '나가고 싶다'라는 생각 밖에 없었는데 서울전 끝나고 팬들 앞에서니 울컥하더라. 그저 감사한 마음 뿐이다"라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1998년생인 조규성은 기자 회견장에서 단호하게 자신의 미래는 자기가 결정해야 된다고 소신을 밝혔다. 자신을 '반골'이라고 지칭하며 강하게 말한 선수 본인의 작심 발언대로 박지성 스포츠 디렉터에 대한 비난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맹목적이었다.
진짜 한국 축구에 대한 사랑으로 선수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믿고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한 하나의 도구로 사용할 것이 아니라 그의 선택을 믿고 그를 응원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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