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욱, '밤의 황제' 등극...슈퍼레이스 '나이트 레이스' 역대 최고 흥행

김지섭 2023. 7. 9.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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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욱, 개막전에 이은 시즌 2승
김재현은 2위, 이창욱 동료 이찬준은 3위
초여름 무더위 날리는 야간 레이스
역대 최다 1만5,354명 관중 몰려
이창욱이 8일 밤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슈퍼레이스 나이트 레이스에서 질주하고 있다. 슈퍼레이스 제공

2002년생 영건 드라이버 이창욱(엑스타 레이싱)이 슈퍼레이스 데뷔 후 처음으로 '밤의 황제'에 등극했다.

이창욱은 8일 밤 강원 인제스피디움에서 열린 2023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4라운드 슈퍼 6000 클래스 '인제 나이트 레이스'에서 완벽에 가까운 레이스로 우승했다.

예선 1위로 결승 최선두 그리드를 선점한 이창욱은 처음부터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고 37분 57초 828(23랩) 기록으로 ‘폴투윈(출발 그리드의 맨 앞자리에서 출발하여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 개막전에 이은 시즌 2승째다.

결승 초반부터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선두 이창욱과 세 번째 그리드에서 출발한 김재현(넥센-볼가스 모터스포츠)이 맞붙었다. 김재현이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면서 이창욱을 위협했지만 이창욱이 이를 잘 방어하며 위기를 넘겼다.

경기 막판에는 김재현과 이찬준(엑스타 레이싱)의 대결이 인상적이었다. 이찬준이 핸디캡 웨이트 100kg를 얹고도 차근차근 한 단계씩 올라오더니 2위로 달리고 있던 김재현과 맞닥들였다. 여러 차례 배틀 끝에 김재현이 이찬준보다 0.056초 빠르게 피니쉬 라인을 통과하며 2위를 확정지었고, 이어 들어온 이찬준이 3위를 차지했다.

김재현은 매 라운드 결승에서 가장 빠른 랩 타임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CJ대한통운 패스티스트 랩 어워드(Fastest Lap Award)’를 수상(두 번째 랩 1분 37초 490 기록)했다.

슈퍼 6000 클래스 차량들이 그리드에 정렬해 있다. 슈퍼레이스 제공

슈퍼레이스 나이트 레이스는 낮에 치러지는 기존 라운드와 다르게 해가 진 뒤 밤 늦게 레이스가 진행되다 보니 돌발 변수가 많다. 특히 인제스피디움은 서킷의 고저(高低)가 심한 데다 전조등에 의지해 어두운 서킷을 질주하다 보면 시야가 제한되는 만큼 드라이버들은 고도의 집중력과 코스 이해도가 요구된다. 때문에 나이트 레이스 우승자에게는 '밤의 황제'라는 칭호가 붙는다.

이창욱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밤의 황제라는 타이틀을 갖게 돼 기쁘다"며 "타이어가 내구력이 좋아 여유 있게 레이스 운영을 할 수 있었다. 자력으로 이뤄낸 첫 우승이라 의미도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즌 2승을 달성한 그는 "이번 라운드에서 우승을 못하면 시즌 챔피언이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나이트 레이스 우승으로 챔피언에 가까워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나이트 레이스 우승자 이창욱(가운데)과 2위 김재현(왼쪽), 3위 이찬준이 샴페인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슈퍼레이스 제공

동갑내기이자, 팀 동료 드라이버 이찬준과 라이벌 구도에 대해선 "마지막까지 시즌 챔피언을 두고 다투게 된다면 피 튀기게 경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찬준도 "그건 나도 마찬가지"라고 받아치며 경쟁심을 드러냈다.

GT 클래스에서는 정경훈(비트알앤디)이 가장 높은 곳에 우뚝 섰다. 6년 연속 종합 우승에 도전하는 정경훈이지만 유독 나이트 레이스와의 그동안 인연이 없었다. “나이트 레이스 우승을 꼭 하고 싶다”라고 본인이 말할 만큼 나이트 레이스를 향한 의지가 강했던 정경훈은 결승 스타트와 동시에 선두에 있던 이동호를 넘어서며 첫 나이트 레이스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M 클래스에서는 박찬영(MIM 레이싱), 스포츠 프로토타입 컵 코리아는 김학겸(유로모터스포츠), 가와사키 닌자 컵은 히로키 오노(일본)가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나이트 레이스는 무더위를 날리려는 팬들이 몰려 슈퍼레이스 역대 최다 관중 기록(총 1만5,354명)을 갈아치웠다. 종전 최다 기록은 2019년 6월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강원 국제모터페스타의 1만2,242명이다.

아울러 슈퍼레이스는 아시아 모터스포츠 카니발로 진행된 직전 라운드에서 F1(포뮬러1) 이후 영암 코리아 인터내셔널 서킷(KIC) 최다 관중 기록을 갱신한데 이어 인제스피디움마저 새 기록으로 갈아치우는 흥행을 이뤘다.

슈퍼 6000은 다음 라운드에도 ‘나이트 레이스’로 열린다. 용인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오는 8월 19일 개최될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5라운드에서 수도권 첫 나이트 레이스로 열린다. 이외에도 GT 클래스, M 클래스, 스포츠 프로토타입 컵 코리아는 다음 날인 20일에 같은 장소에서 ‘썸머 페스티벌’로 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인제 =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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