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동행] '2대째 이어진 나눔' 강연옥·장성훈 모자

백나용 2023. 7. 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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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代)를 이어 나눔을 베푸는 모자(母子)가 있어 화제다.

그의 어머니 강씨는 시장에서 국수 공장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 배달을 하다 결혼 후 산지천변에 대야를 깔고 장사했다.

장씨는 "어머니는 '노점을 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대통령 살림이다. 욕심이 없어야 한다. 성실한 만큼 돈을 버는 시장 정신이 삶의 답'이라 말씀해 오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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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는 어머니 선행 이어 받은 아들…"나눔은 열심히 일 하는 동력"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대(代)를 이어 나눔을 베푸는 모자(母子)가 있어 화제다.

장성훈씨 [촬영 백나용]

주인공은 강연옥(72)·장성훈(51)씨.

지난 5일 장씨의 일터인 제주동문재래시장 우리수산에서 그를 만났다.

그의 어머니 강씨는 시장에서 국수 공장을 하던 아버지를 도와 배달을 하다 결혼 후 산지천변에 대야를 깔고 장사했다.

명당을 차지하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걷고, 여름이면 뙤약볕, 겨울이면 매서운 칼바람을 견뎌내며 일했다.

그가 동문시장 내 작은 점포를 얻어 수산물 가게인 지금의 상호를 달게 된 건 노점을 시작한 지 20년이 지난 1993년께였다.

먹고 살기 힘든 시절을 겪었던 강씨는 가게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주위로 눈을 돌렸다. 이렇게까지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건 수산물을 사 준 지역민 덕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장씨는 "어머니는 '노점을 할 때와 비교하면 지금은 대통령 살림이다. 욕심이 없어야 한다. 성실한 만큼 돈을 버는 시장 정신이 삶의 답'이라 말씀해 오셨다"고 말했다.

2005년 1월 삼다적십자봉사회에 가입한 어머니 강씨는 재해재난이재민 구호와 밑반찬 나눔 등 2천 시간 넘게 봉사활동을 했다.

새벽 일찍 일을 시작해 늦은 저녁 집으로 돌아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일과를 보내며 이룬 성과다.

하지만 강씨는 '아직도 모자란다'라는 생각에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장학기금을 지원하고, 나눔 명패 달기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가게 수익금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희망나눔 성금 기부하는 강연옥·장성훈 모자 [대한적십자사 제주도지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어머니의 모습은 아들 장씨에게 귀감이 됐다.

장씨는 "1996년께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바로 부모님을 도와 시장 일을 시작했다"며 "어머니가 봉사활동을 하러 가면 어머니 일까지 내 몫이 됐지만, 힘들지 않았다. 되레 지친 어머니가 의지를 갖고 선행을 베푸는 모습을 보며 더 큰 존경심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허리가 아파 일을 쉬게 된 어머니를 대신해 2015년부터 가게를 맡게 된 그는 어머니가 하던 나눔 활동도 이어받았다.

그는 정기적인 기부로 지역 내 어려운 이웃을 돕고 있다.

나눔 활동까지 대를 잇게 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너무나도 자연스러웠다. 사실 가게를 이어받고 나서 제 이름으로 처음 500만원을 기부했을 때는 '너무 금액이 큰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도 있었다"며 "하지만 막상 기부하고 나니 다음에는 더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나눔은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액이 아닌 마음이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장씨는 "사실 나눔 활동은 어떻게 보면 직접 몸으로 해야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적 여유가 주어진다면 어머니처럼 직접 땀 흘리며 주변 어려운 이웃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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