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에 속아서 금융정보 넘긴게 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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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에 속아서 조직에 금융정보를 넘긴 것은 죄가 될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4월 '원금 손실 없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온라인 광고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락했다.
이후 A씨는 수익금을 출금하려 했지만, 출금이 되지 않았고 조직원은 "신규고객에게 큰 수익이 발생하면 포인트 충전기록이 있어야 한다"며 추가 송금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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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피해자에 전자거래법위반 '기소유예' 처분
헌재 "이득 목적 없었다"…기소유예 취소 결정
헌재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4월 ‘원금 손실 없는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온라인 광고에 속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연락했다. 조직원은 “투자금을 입금하면 1시간 내에 투자비용과 수익금을 출금할 수 있다”고 속였고 이에 A씨는 조직에 300만원을 송금했다.
이후 A씨는 수익금을 출금하려 했지만, 출금이 되지 않았고 조직원은 “신규고객에게 큰 수익이 발생하면 포인트 충전기록이 있어야 한다”며 추가 송금을 요구했다.
추가 송금 후에도 여전히 출금은 되지 않았고 직원은 “본인인증을 해야 출금이 가능하다”며 A씨에게 신용카드번호, 신분증, 휴대폰번호, 통신사, 입금계좌번호 등을 요구했다.
A씨는 이들 요구를 그대로 들어줬지만 조직은 끝내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 수법으로 A씨는 총 1200만원을 빼앗겼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A씨를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했다. ‘누구든지 대가를 수수·약속하면서 접근매체(금융정보)를 대여해서는 안 된다’는 법을 어겼다고 본 것이다.
이에 A씨는 본인이 보이스피싱 범죄 피해자로서 송금한 돈을 되찾기 위해 금융정보를 건넸을 뿐이며, 대가를 챙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기소유예처분은 헌법상 평등권·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헌재도 A씨의 주장이 맞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A씨가 접근매체를 요구받은 시기는 투자로 수익이 발생했다고 들은 후이므로 접근매체를 넘기는 것과 수익금 발생은 상관관계가 없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또 “A씨는 조직에 접근매체를 넘기기 전까지 계좌개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짚었다. 자신이 넘긴 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을 전혀 몰랐다고 본 것이다.
그러면서 “A씨는 단지 자신의 투자금을 출금하기 위한 본인인증 수단으로서 접근매체를 전달한 게 인정된다”며 “조직에 접근매체를 넘겨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대가를 약속하면서 접근매체를 전달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배운 (edu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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