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상승도 모자라 ‘이것’까지…산호초 죽이는 인간의 행동은?
홍해와 페르시아만 주변 산호 특히 영향
개체 수 감소 우려…“조명 제한 필요”
전 세계 해양 동식물 25%에게 서식지를 제공하는 산호가 인간이 만든 ‘빛 공해’ 때문에 번식에 장애를 겪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안 도시들이 인공 조명을 내뿜으면서 산호초의 번식 주기를 교란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국 플리머스대 연구진은 최근 일부 해안 도시들에서 나오는 강력한 인공 조명이 산호의 번식을 방해하고 있다는 분석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 최신호에 실었다.
산호는 군락을 이루며 사는데, 이를 산호초라고 부른다. 산호초에서 전 세계 해양 생물의 25%가 산다. 육지로 따지면 열대 밀림의 역할이다.
산호는 겉으로 보기엔 알록달록한 나무처럼 생겼다. 하지만 산호는 동물이다. 정자와 난자를 바닷물 속에 뿌려 번식한다. 번식 시점은 정해져 있다. 바로 보름달이 뜰 때다.
연구진은 2000년부터 2019년까지 산호가 존재하는 전 세계 바다에서 2135개 지점을 선정해 산호의 번식 과정을 관찰했다. 관찰의 핵심은 해안가 도시에 켜져 있는 인공 조명이 산호의 번식 방법이나 시기에 영향을 주는지였다.
분석 결과, 산호는 인공 조명을 받았을 때 번식 과정에서 특이한 모습을 보였다. 보름달이 실제 뜨는 시기보다 1~3일 앞서 정자와 난자를 방출했다.
이렇게 되면 해안가에서 조금 더 떨어져 인공 조명의 영향을 덜 받거나 안 받는 산호와는 번식을 하기 어려워진다. 산호 생태계 전반적으로는 번식 성공 확률이 줄어드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렇게 인간이 만든 빛 공해 때문에 번식에 지장을 겪는 산호가 있는 바다가 전 세계에서 190만㎢에 이른다고 밝혔다. 남한 면적의 19배다.
이런 문제를 겪는 바다는 홍해와 페르시아만에 집중돼 있었다. 연구진은 대학 공식 자료를 통해 “이 지역들은 산호의 서식 구역이 해안에 특히 붙어 있다는 특징이 있다”며 “최근 몇 년 새 많은 개발 사업이 이뤄진 곳”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산호는 인간이 만든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수온 상승 때문에 ‘백화 현상’을 겪는 일이 많다. 산호의 몸통이 하얗게 변하는 것인데, 이 상태가 일정 기간 계속 되면 산호는 결국 죽는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인간이 빛 공해라는 문제까지 만든 것이다.
연구진은 “번식 시기의 교란은 산호의 개체 수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며 “빛 공해를 제한하는 조치를 즉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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