웸반야마‧홈그렌, 성장의 키는 ‘파워 UP’
농구팬들의 많은 관심속에서 진행중인 ‘203 NBA 서머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고있는 영건으로는 단연 '웸비(Wemby)' 빅터 웸반야마(19‧223cm)와 ‘화이트 케빈 가넷’ 쳇 홈그렌(21‧213cm)을 꼽을 수 있다. 웸반야마는 올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샌안토니오 스퍼스), 홈그렌은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오클라호마시티 썬더)로 지명된 바 있다.
높은 지명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해당 구단이 팀의 미래로 생각하고 있는 초대형 유망주들이며 차기 NBA를 이끌어갈 슈퍼스타 후보로 기대를 받는 모습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있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기량적으로 완성된 신인급 선수들에 비해 미완성, 날것 그 자체의 느낌이 강하기는 하지만 가지고있는 재능을 제대로 펼칠 수만 있다면 어디까지 성장할지 상상이 안된다는 평가다.
웸반야마는 드래프트 시작 전부터 '부동의 1순위'로 불렸다. 올해 최고의 거물 신인임은 당연하고 '역대 1순위 중에서도 상위 후보다'는 말까지 듣고 있다. 팀 던컨, 르브론 제임스와 비교되었을 정도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르브론은 물론 스테판 커리 등 쟁쟁한 슈퍼스타들까지 나서서 '일반적인 상식을 넘어선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을 만큼 핫한 화제의 중심에 서있는 모습이다.
때문에 아직 데뷔도 안한 상태에서 어지간한 리그 스타급 선수들보다 더 높은 관심과 인지도를 쌓아가는 매우 드문 광경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그를 발견하고 따라가 사진을 찍으려던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웸반야먀의 경호원과 불미스런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미 유명인들 사이에서도 유명 인사로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웸반야마가 미완성 유망주임에도 남다른 관심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엄청난 사이즈와 플레이스타일의 유니크함이다. 장신 센터 포함 그보다 더 큰 선수를 찾기 힘들만큼 엄청난 신장에 더해 윙스팬이 8피트(243cm)에 달한다. 더욱이 그같은 신체조건에도 불구하고 잘뛰고 잘달린다. 나이까지 어린지라 이런 정도의 조건을 갖춘 선수는 기술의 유무를 떠나 무조건 탐날 수밖에 없다.
어디 그뿐인가. 신장대비 드리블도 수준급이며 내외곽을 오가며 무빙슛을 던져댄다. 역대로 따져도 이러한 유형의 선수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어떤 지도자든지간에 한번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국내 버전으로 바꿔보면 하승진만큼 키가 큰 선수가 어지간한 주전급 윙자원만큼 순발력, 기동성, 드리블 슈팅력 등을 갖췄다고 볼수 있다. 제대로만 성장하면 리그를 파괴할 수도 있는 잠재력이다.
홈그렌은 그 정도까지는 아니다. 신장도 웸반야마보다 10cm정도 작으며(그래도 엄청 큰 것이지만) 신장대비 스피드, 유연성 등이 좋기는 하지만 아주 빼어난 수준은 아니다. 슛터치가 빼어난 편인지라 빅맨이면서도 외곽으로 빠져 슛을 쏘거나 페이스업이 가능하다. 전체적으로 웸반야마와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하향된 유형으로 분석되고 있다. 물론 미래의 일은 알수 없는지라 차후에는 이같은 평가가 뒤집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이처럼 다른 유망주들과 비교해 훨씬 나은 조건을 가지고있는 웸반야마와 홈그렌이지만 서머리그에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모습이다. 일단 공격에서는 여전히 갈고 닦아야할 부분이 많아보인다. 다수의 빅맨들에 비해 옵션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완성도가 높지않은지라 서머리그 출전 선수들을 상대로도 기대했던 위력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기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지극히 평범하다. 유망주들 사이에서도 돋보이지 않는 모습이다.
반면 수비에서는 ‘역시’라는 말이 쏟아지고있는 가운데 아쉬움도 섞여있는 분위기다. 일단 워낙 신장, 윙스팬이 좋은데다 준수한 운동능력까지 갖추고있어 높이에서는 매우 위력적이다. 특히 블록슛이 가장 눈에 띈다. 팔을 쭉 올리거나 뻗기만해도 상대가 예측할 수 없는 거리가 만들어지는지라 타이밍만 어느 정도 맞으면 상당한 확률로 손에 볼이 걸리는 모습이다.
홈그렌은 골밑 인근에서 버티고 있다가 상대가 돌파를 시도하면 기다렸다는 듯 나가는 블록슛이 일품이다. 특히 양손으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하는 블록슛을 자주 보여주고있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그를 대표하는 트레이드마크같은 기술이 될수도 있을 듯 하다. 거기에 더해 미들라인에서 슈팅을 시도하는 상대의 사이드스텝을 어렵지않게 따라붙으며 블록슛을 성공시키는 등 범위가 아주 넓은 편이다.
웸반야마는 한술 더 뜬다. 완벽하게 돌파에 성공했다싶은 순간에도 어느샌가 옆에서 스윽 나타나 공을 쳐내버리는가하면 제대로 타이밍을 잡아 던진 3점슛도 눈앞에서 바로 블록슛으로 무력화시켜버린다. 상대가 훼이크 이후 던진 미드레인지 점퍼도 가볍게 막아내기 일쑤다. 워낙 압도적인 높이를 자랑하는지라 무리해서 힘껏 뛸 필요가 없어 끝까지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간결하게 블록슛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렇듯 홈그렌과 웸반야마는 세로 수비는 높이로, 가로 수비는 준수한 기동력과 스텝으로 커버하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하고 있다. 기량의 완성 유무와 관계없이 블록슛과 리바운드 등에서는 쟁쟁한 베테랑들을 상대로도 어느 정도 존재감을 드러낼 것으로 보여진다. 문제는 파워다.
둘다 신장대비 깡마른 체형인지라 기본적인 완력에서의 열세는 물론 몸싸움에서도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어느 정도 증량을 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도 체중이 늘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마른 것은 사실이다. 웸반야마는 자신보다 한참 작은 스윙맨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치면서도 제대로 밀고 들어가지 못하며 팬들을 한숨 짓게했다. 홈그렌은 블록슛을 성공시키고도 정작 본인이 넘어지는 모습을 여러번 보여줬다.
기본적으로 둘다 상대가 힘으로 승부하면 버거워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서머리그에서도 이럴진데 그보다 훨씬 잘하는 상대가 즐비한 정규리그에서는 고전할 가능성이 높다. 상대의 수준도 그렇지만 이들의 장단점을 제대로 분석해 전방위로 괴롭힐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그렇다고 닥치고 몸부터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단순히 살을 찌우는 것이라면 몰라도 증량과 더불어 운동에 적합한 근육질 육체까지 만들어내기는 결코 쉽지않다. 자칫 잘못하면 본래 가지고있던 능력에도 좋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파워에서 밀리는 지금 모습도 아쉽지만 몸만 비대해진채 운동능력이 감소되는 상황이 훨씬 최악이다.
홈그렌과 웸반야마의 현재 약점은 팬들도 잘 알고 있을만큼 너무도 뚜렷하다. 보강이 되지않을 경우 집중 공략 혹은 일종의 파훼법같이 쓰일 것이고 그러한 부분을 의식해 조급하게 몸만 키우게되면 본래의 장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보물상자 안에 ‘파워 UP’이라는 황금키가 들어있음에도 쉽게 꺼내기 힘든 이유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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