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파편적? 가치와 파타고니아, 벤앤제리스

송태희 기자 2023. 7. 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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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건국의 비도덕성을 지적한 벤앤제리스의 트윗 (인터넷 캡처=연합뉴스)]

1963년부터 주한미군으로 복무하던 한 미국인이 있었습니다.
한국인 등산인 1명과 함께 북한산 인수봉의 암벽 등반로를 개척했습니다.
요세미티, 알프스 암벽을 타며 등반 장비를 개발했습니다.
그리고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업을 한다고 밝힙니다(We’re in Business to save our home planet).

1985년부터 매년 매출의 1%를 환경 단체에 기부했습니다. '지구세(Earth tax)'라는 이름으로. 파타고니아의 설립자 이본 쉬나드의 이야기입니다.

쉬나드의 진정성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었습니다. 회사의 성장 요인 중에 하나였습니다.
제품 자재의 87%는 재활용 소재를 이용합니다. 등산복을 만들면서 사지 말라고 광고합니다. 소비를 줄이는 게 지구를 지키는 것이라면서요.

지배구조도 바꿨습니다. 오너 일자의 지분 98%(30억달러, 약 3조 9000억원)를 비영리조직에 양도하고 2%는 신탁법인에 기부했습니다. 쉬나드는 "지구가 우리의 유일한 주주다"라고 말합니다.

진보건 보수건 대체적으로 파타고니아의 가치에는 거부감이 없습니다.

1978년 5월 5일 뉴욕주 롱아일랜드의 27살 두 젊은이가 아이스크림 가게를 열었습니다. 옛 주유소 건물에 문을 열더니 동부지역으로 매장을 확대합니다. 소비자들은 두툼한 초콜릿, 쿠키, 과일이 들어 있는 아이스크림에 열광했습니다. 거대 아이스크림 기업인 하겐다즈와 긴 소송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큰 기업이 없는 버몬트의 대표 기업이 됩니다.
하겐다즈와 쌍벽을 이루고 있는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의 이야기입니다.

벤앤제리스는 2000년 유니레버에 매각됐지만 회사 경영은 독립적으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것은 행동주의입니다. 진보적 가치를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기업 이미지를 구성해 갔습니다.

예를 성장 호르몬제를 투여 받은 젖소의 우유는 사용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이를 입법화하려고 합니다. 성장 호르몬제 투여를 금지해 달라고요.

한때 이스라엘 정부와 대결을 벌였습니다. 요르단강 서안에서는 아이스크림을 팔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이 불법 점령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공동창립자 벤은 미국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습니다.
회사는 버니 특별 아이스크림까지 만들었습니다.

이 회사는 환경 보호와 인권 신장 등 진보적 가치를 옹호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사단이 났습니다. 미국 독립기념일에 맞춰 "훔친 원주민 땅에 건국했으니 반환해야 한다"고 한 것입니다. 졸지에 러시모어 산의 미국 대통령들은 원주민의 삶을 파괴한 남성들의 얼굴이 됐습니다.

미국의 보통 사람들이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벤앤제리스를 소유한 유니레버의 주가까지 떨어졌습니다.

벤앤제리스의 가치에 동의하는 소비자는 과연 아이스크림을 하나 더 사먹을까요?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는 보편적어야 합니다. 아니라면 리스크를 감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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