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하나 죽이러 부산 간다”...섬뜩한 그놈 목소리, ‘허위 신고’였다

이혜진 기자 2023. 7. 9. 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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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사람을 죽이러 부산에 간다"는 신고를 한 뒤 부산역에서 검거된 피의자의 모습. 이 피의자는 홧김에 허위 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청 페이스북

한밤중 112에 “사람을 죽이러 부산에 간다”는 섬뜩한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피의자를 찾으러 부산역 등에 동원된 경찰만 수십명, 경찰은 2시간여 검문검색 끝에 이 남성을 붙잡았는데, 남성은 “홧김에 허위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지난 7일 대한민국 경찰청 페이스북에는 “나 지금 사람 죽이러 부산 가는 중이다”라고 경찰에 허위 신고한 남성 A씨를 검거하는 과정을 소개한 동영상이 공개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로 검찰에 구속송치됐다.

경북경찰청은 지난달 25일 밤 9시 20분경 “사람 죽이러 부산 가는 중”이라는 내용의 A씨의 신고를 접수해 부산경찰청 동부경찰서로 공조 요청을 했다. 공조 요청을 받은 경찰은 곧바로 부산역으로 출동해 철도경찰, 역무원 등과 함께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러나 신고자의 휴대전화는 유심칩이 없어 위치 추적이 불가능했고, 단서는 신고자가 밝힌 본인 이름과 목소리뿐이었다.

경찰은 신고 녹취에서 난 소음을 바탕으로 A씨가 열차를 탄 것은 사실이 판단하고, 신고 발생 이후 부산역에서 검문검색을 했다. 신고 약 1시간 뒤 동부경찰서 상황실은 신고 이력을 통해 용의자 A씨의 사진을 입수했고, A씨의 인상착의를 알려 검문검색을 이어갔다.

마침내 경찰은 밤 11시 38분경 부산역 도착 열차에서 내리는 인파 속에서 용의자와 비슷한 인상착의를 한 남성을 발견해, 곧바로 남성을 불러 세우고 신분증 제시를 요청하는 등 인적사항을 확인했다. 경찰이 이 남성에게 “살인한다고 신고하셨느냐”고 묻자 남성은 “무슨 소리냐”며 부인하며 자리를 피하려 했다. 경찰이 떠나려는 남성을 막아 세우며 재차 캐묻자 이 남성은 결국 범행을 인정했다.

이 남성은 소주 6병을 마신 후 부산 음식점에서 있었던 나쁜 기억이 떠올라 ‘허위신고’를 하게 됐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 남성의 허위신고로 약 2시간 20분 동안 이 남성을 붙잡는데 수십명의 경찰이 동원됐다. 결국 이 남성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이 남성은 일정한 주거지가 없고, 수차례 허위신고 이력이 있어 구속된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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