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강탈' 소트니코바의 '약물 고백'···김연아, 빼앗긴 금메달 되찾을 가능성 있나
약물 양성 사실로 드러난다면 금메달 주인 바뀔 수도
도핑 검사 시료의 유무와 IOC·ISU의 의지 중요해
김연아를 제치고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금메달을 차지했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27·러시아)의 도핑 발언 이후 올림픽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매체까지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면서 김연아가 빼앗긴 금메달을 돌려받을 수 있을지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영국 매체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지난 7일(한국시간) "2014 소치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챔피언 소트니코바가 B-샘플에서 도핑테스트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본 매체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빙상연맹(ISU)에 이와 관련해 입장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해당 매체는 올림픽과 같은 국제 대회 소식을 다루는 매체다. 이 매체는 지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카밀라 발리예바(17·러시아)가 도핑테스트에서 적발된 당사자임을 단독 공개한 이력이 있다. 이 매체는 발리예바 사건 당시 적극적인 문제 제기를 통해 ISU의 후속 대응을 끌어낸 바 있다.
매체는 "소트니코바는 9년 전 자국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디펜딩 챔피언인 한국의 김연아가 은메달보다 금메달을 땄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득점과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고 전했다.
해당 발언은 소트니코바가 러시아 유명 인플루언서 릴리아 아브라모바의 유튜브 '타타르카 FM'에 출연해 러시아의 최근 잇따른 올림픽 도핑 논란과 2022 베이징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발리예바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밝히던 중 나왔다.
영상에서 소트니코바는 "2014년 올림픽 당시 첫 도핑 검사에서 양성 판정이 나왔다. 나는 재검사를 받아야 했고 두 번째 샘플을 열었을 때 음성 판정이 나왔기 때문에 징계를 받지 않았다. 당시 기분은 정말 끔찍하고 우울했다"고 말했다.
소트니코바의 해당 발언 이후 파장은 컸다. 그의 말처럼 최종 판정은 음성이었을지 몰라도 일단 양성이 한 번 나온 이상 약물 의혹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는 이미 도핑의혹에 휘말린 바 있다. IOC가 러시아의 조직적인 약물 투여 실태를 조사한 지난 2016년 12월에 WADA에 제출한 소변 샘플이 훼손했다는 의혹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IOC는 2017년 이 사안을 기각했다.
하지만 소트니코바 본인이 스스로 양성 판정 사실을 고백하면서 7년 전 논란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는 "2014 소치올림픽은 블라디미르 푸틴 정권이 스포츠 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 대표적인 사례였다. 또한 그 대회의 권위는 국가 차원에서 후원했던 도핑 프로그램에 대한 후속 폭로로 인해 손상됐다"면서 "소트니코바도 그 중 한 명이었지만, (2017년 당시) IOC는 '유효한 증거 내에서 도핑 규정을 위반했다고 볼 만한 충분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소트니코바의 도핑 인정 영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삭제됐다. 러시아 피겨계는 즉각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연맹의 알렉산더 코건 사무총장은 "그런 이야기는 처음 듣는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펄쩍 뛰었다. 소트니코바를 소치 올림픽에서 지도한 엘레나 부야노바 코치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강하게 부인했다.
다음 날인 7일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입장이 나왔다. 7일(현지시간)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WADA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도핑 결과를 관리하는 기관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라며 IOC에 문의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입장 표명을 회피한 것이다.
만약 IOC의 재조사를 통해 소트니코바의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진다면 은메달을 차지했던 김연아가 금메달을 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장미란(40)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2012 런던올림픽 당시 여자 역도 최중량급(75㎏ 이상)에서 4위를 차지했지만 2016년 뒤늦게 도핑테스트 결과가 공개됐고 그 중 동메달리스트였던 흐리프시메 쿠르슈디안(아르메니아)의 약물 양성 사실이 알려지며 동메달 수상자로 격상된 바 있다.
하지만 장 차관의 예와 달리 김연아가 금메달 리스트로 격상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소트니코바가 언급한 도핑테스트 관련 시료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시간이 오래 지난 만큼 해당 시료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적다.
또한 IOC와 ISU가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야 재조사가 가능하다.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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