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하면 재무상황도 깠다…우량 새마을금고도 속타기는 매한가지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3. 7. 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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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전국에 1294개
각각 개별법인으로 운영돼
우량한 곳은 PF 대출 0%대
‘엄한 불똥 차단하기’ 안간힘
7일 새마을금고 고객 창구 왼편에 ‘과도한 불안 심리를 자제해 달라’는 김주현 금융위원장의 언론 보도가 붙어 있다.[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새마을금고 위기설로 예금인출 사태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부 금고에서는 부실 우려에 선긋기를 하고 있다.

‘우리 금고는 부실 우려가 없다’는 것인데 부실 금고의 뱅크런이 우량 금고에도 영향을 줄 기미를 보이자 재무상황까지 공개하며 불똥이 튀는 것을 필사적으로 막는 모습이다.

정부가 나서 사태 진정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지만, 일부 고객들은 여전히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5일 파주의 한 새마을금고는 회원(고객)들에게 반기(6월말 기준) 기준 재무상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부실 금고로 인한 뱅크런 사태가 옮겨 가는 조짐을 보이자 이같이 조치한 것이다.

해당 금고는 자산이 9300억원이 넘는 규모로 전국 새마을금고 상위 3%에 속한다.

이 금고는 당기순이익(지난해 결산 기준) 63억원, 유동성 비율 117%, 연체율(PF대출) 0.18%, 적립·잉여금 171억원 보유, 대손충당금 274억원 보유(5월) 등의 내용을 금고와 거래하는 회원들에게 알렸다.

해당 금고는 “전국 1294개 금고는 각각의 법인으로 경영 및 자금을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며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부실 새마을금고는 인근 우량 금고와 합병으로 정상화가 진행 중이고, OOOO새마을금고는 무관함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 곳곳에 놓여 있는 정부 당국자의 불안 심리 자제를 당부하는 언론 기사 인쇄물.[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그러나 이같은 안내에도 새마을금고와 거래하는 고객들은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7일 오전 파주의 해당 금고를 찾은 90세를 바라보는 A 씨(89)는 기자와 만나 “오늘 아침 식사를 하다가 새마을금고 뉴스를 보고 숟가락을 놓고 달려왔다”며 “가슴이 아직도 뛰고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는 11월 만기가 도래하는 예금 8000만원과 적금 등 1억원이 넘는 돈을 새마을금고에 맡겼다며 예금을 중도해지하고 찾는 것이 맞느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이 새마을금고 곳곳에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새마을금고에 대한 과도한 불안 심리를 자제해 달라는 내용을 담은 언론 기사를 창구와 의자, 책상 등 보이는 곳곳에 붙여 놨다.

‘불안 심리 차단’…금융위원장 6000만원 예금 가입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해 6000만원을 예금했다.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자체 기금으로 1인당 5000만원인 예금자보호 한도를 초과한 예금을 맡긴 것이다. 일부 새마을금고 부실이 전체 금고에 대한 우려와 불신으로 이어지자 안심해 달라는 취지에서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금고를 찾은 고객들을 만나 불안한 마음으로 예금을 인출해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새마을금고 본점을 방문해 신규 예금에 가입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예금보호 한도를 초과하는 6000만원을 새마을금고에 맡겼다.[사진 제공 = 금융위원회]
앞서 5일에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행정안전부를 통해 낸 보도자료에서 부실이 발생한 금고가 인근 우량 금고로 인수합병이 될 때 고객 예금은 원금과 이자 모두 100% 이전이 된다며 “5000만원 초과 예금도 보호되는 등 피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실이 난 피합병 금고의 자산과 부채가 전액 그대로 새로운 우량 금고로 이관되기 때문에 기존 금고와 거래한 고객의 5000만원 초과 예금은 물론 금리·만기 등 모두 기존과 동일한 조건으로 우량 금고에 이관된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출자금 역시 모두 보호된다고 새마을금고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파산 절차를 밟는 것이 아니라 우량 금고로 인수합병이 되는 방식으로 부실 금고를 정리하기 때문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예적금 인출 사태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거듭 피력했다.

중앙회는 “새마을금고는 자체 예금자보호제도 외에도 고객의 예금에 대한 지급 보호를 위해 상환준비금제도를 운용 중”이라며 “현재 상환준비금은 약 13조3611억원으로 고객의 예금 지급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고객 요구 시 언제든지 예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현재(5일 기준) 금고 예적금 대비 30%에 해당하는 약 77조3000원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어 지급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6일 서울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 경희궁지점을 찾은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창구에서 정기예금 계좌를 개설하고 있다.[사진 제공 = 연합뉴스]
이같은 입장 발표 다음날인 6일에는 한창섭 행안부 차관이 서울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를 직접 방문했다.

이번 방문은 최근 새마을금고에 대한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금고를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새마을금고가 건전하게 관리되고 있음을 설명하고 현장의 애로사항 등을 청취하기 위해 마련했다.

한 차관은 이 자리에서 금고를 방문한 고객들에게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가능하기 때문에 예적금을 인출하지 않으셔도 된다”면서 “안심하고 새마을금고를 이용하셔도 된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도 타 금융권과 동일하게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예금자 1인당 5000만원까지 보호 가능하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정부는 행안부, 기재부, 금융위, 금감원, 한은이 참여하는 ‘범부처 대응단’을 구성해 새마을금고 부실 사태에 대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정부가 금고 이용자분들의 귀중한 자산을 보호하기 위해 새마을금고에 대한 자금지원 등 필요한 모든 조치를 책임지고 수행할 것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한편,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정부의 대응으로 뱅크런이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새마을금고는 예적금 중도해지 부활 등을 통해 고객 불안 해소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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