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셜] 이강인, PSG 역사상 첫 한국인 영입→'등번호 19번+계약 기간 5년'...리그앙 13호 코리안리거
[포포투=오종헌]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PSG) 이적을 확정했다. 대한민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PSG 유니폼을 입게 됐고, 프랑스 리그앙 무대를 밟은 13번째 선수가 됐다.
PSG는 9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이강인의 입단 소식을 발표할 수 있어 기쁘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다. 그는 우리가 영입한 첫 번째 대한민국 국적 선수가 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 유소년 아카데미 출신이다. 어린 나이에 스페인으로 건너가 유럽 축구를 경험했다. 그리고 그는 지난 2018년 코파 델 레이(컵대회)를 통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나이는 만 17세 8개월 11일로 발렌시아 구단 역사상 최연소 외국인 데뷔 기록이었다. 두 달 뒤에는 레알 바야돌리드를 상대로 스페인 라리가 데뷔전을 갖기도 했다. 빠르게 프로 무대 데뷔에 성공하며 많은 기대가 쏠렸다.
하지만 이후 행보는 아쉬웠다. 발렌시아에서는 좀처럼 출전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이강인은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발렌시아와의 동행을 이어가는 대신 모든 계약을 종료하고 자유계약(FA)으로 마요르카 유니폼을 입었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 처음 합류해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적응기를 보냈다. 스페인 라리가 30경기를 소화했는데 선발로 15차례를 뛰었다.
그리고 올 시즌 존재감이 폭발했다. 이강인은 하비에르 아기레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마요르카의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라리가 36경기에서 출전해 6골 6도움을 터뜨렸다. 선발로만 33차례를 뛰었고, 출전 시간이 늘어나자 자연스럽게 경기장 안에서 끼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이강인은 라리가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 달성이라는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 자연스럽게 가치는 올라갔다.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지난 시즌 종료 기준 600만 유로(약 86억 원)였던 이강인의 몸값은 현재 2,200만 유로(약 314억 원)가 됐다. 거의 4배 가까이 상승한 셈이다.
이적설도 발생했다. 지난 1월 이적시장부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아스톤 빌라 등과 연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마요르카의 반대로 이적이 무산됐다. 이강인이 이적을 위해 면담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요르카는 시즌 도중 핵심 선수를 보낼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자 떠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시 아틀레티코와 연결됐다. 그러나 이적료를 두고 마요르카와 이견이 있었고, 끝내 협상은 결렬됐다. 대신 PSG가 후보로 급부상했다. 엄청난 자본력을 보유한 PSG는 마요르카의 요구를 맞춰주는 데 큰 무리가 없는 팀이었다. 협상은 빠르게 마무리될 것처럼 보였다. 6월 A매치 전에 메디컬 테스트가 끝났다는 소식이 전해질 정도였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마요르카는 급할 게 없는 입장이었고, 2,200만 유로 가량의 이적료를 요구했다. 또한 PSG 역시 먼저 해결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크리스토프 갈티에 감독의 지도 아래 올 시즌 프랑스 리그앙 우승을 차지했지만, 2위 랑스와 승점 1점 차에 그쳤다. 압도적으로 우승하지 못했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도 바이에른 뮌헨에 밀려 16강에서 탈락했다.
이에 PSG는 사령탑 교체 작업에 나섰다. 그리고 지난 6일 루이스 엔리케 감독 부임 소식이 전해졌다. 엔리케 감독은 바르셀로나와 스페인 축구대표팀을 이끌며 유의미한 성과를 남겼다. 바르셀로나 시절에는 트레블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제 PSG는 엔리케 감독과 2년 계약을 맺고, 새로운 체제로 차기 시즌을 준비한다.
이후 선수 영입 발표도 연달아 나왔다. PSG는 이미 올여름 리오넬 메시, 세르리오 라모스 등이 떠난 자리를 메우기 위해 많은 선수들과 접촉했고, 사실상 계약을 마무리한 상태였다. 이적시장 전문가인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엔리케 감독 부임 후 PSG 영입 임박 후보 6명을 언급했다.
여기에 이강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7월이 되면서 마요르카와 PSG 협상 진전 소식도 연이어 나왔다. 스페인 '에스타디오 데포르티보'는 지난 2일 "PSG와 마요르카 사이에 협상은 진전됐다. 이강인의 바이아웃은 2,500만 유로(약 357억 원)로 알려졌지만 PSG가 제시한 금액은 2,200만 유로다. 곧 공식 발표가 나올 것이다"고 언급했다.
로마노 역시 같은 날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강인의 PSG행 관련 모든 당사자들은 곧 거래가 모두 완료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메디컬 테스트는 이미 마쳤고, PSG와 마요르카 사이에 구두합의도 이뤄졌다. 이제 계약이 마무리되는 것만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PSG는 먼저 밀란 슈크리니아르와 마르코 아센시오, 마누엘 우가르테 영입을 발표했다. 슈크리니아르는 인터밀란에서 오랜 기간 뛰며 이탈리아 세리에A 정상급 센터백으로 자리매김한 선수였다. 아센시오 역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활약하며 측면에 파괴력을 더해줄 수 있는 윙어다. 우가르테는 수비력과 활동량이 강점인 수비형 미드필더로, 이들의 영입으로 인해 PSG는 공수 전반에 걸쳐 전력 보강을 이뤄냈다.
이적 예정인 선수는 3명이 남아 있었다. 이강인을 비롯해 센터백과 왼쪽 수비수를 소화할 수 있는 뤼카 에르난데스, 유망한 미드필더 셰르 은두르였다. 그리고 마침내 4번째 영입으로 이강인이 주인공이 됐다. 앞서 이강인은 8일 출국했다. 파리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공식발표가 나왔다.
PSG는 이강인 '오피셜' 전 구단 공식 채널에 태극기와 함께 '여기는 파리'라는 알람이 뜬 핸드폰 배경이 보이는 사진을 올렸다. 일종의 입단 예고 사진이었다. 이후 티저 영상이 한 차례 더 뜨면서 기대감이 고조됐다. 그 다음 최종 발표가 나왔다. 이강인은 PSG와 5년 계약을 맺었고, 등번호 19번을 달고 뛸 예정이다.
마요르카 역시 이강인의 이적 소식을 전했다. 마요르카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마요르카와 PSG는 이강인 이적에 합의했다. 이강인은 마요르카에서 2시즌 동안 활약한 뒤 떠나게 됐다. 그는 공식전 73경기에서 7골 10도움을 기록했다. 앞으로 이강인의 새로운 도전에 행운이 가득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로써 이강인은 PSG 유니폼을 입은 첫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프랑스 리그앙을 기준으로는 역대 13번째다. 1997-98시즌 도중 스트라스부르로 이적해 1년 반 동안 뛴 서정원을 시작으로 그동안 안정환, 박주영, 남태희, 정조국, 권창훈, 윤일록 등이 프랑스 무대에서 뛰었고, 최근 황의조가 보르도에서 활약한 바 있다.
PSG는 오는 10일부터 프리시즌 일정을 시작한다. 그 전에 아직 오피셜이 뜨지 않은 은두르와 뤼카도 계약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우선 일차적인 목표 6명 영입을 모두 완료한 PSG는 오는 26일 일본 투어를 앞두고 있다. 알 나스르(사우디 아라비아), 세레소 오사카(일본)와 친선 경기를 치른 뒤 내달 2일에는 인터밀란과 맞붙는다. 2023-24시즌 PSG의 리그앙 개막전은 8월 13일이고, 상대는 로리앙이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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