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통신시장 매력없어"…정부 압박에 통신株 덜어내는 外人
외국인, 지난 5월말부터 28거래일 연속 SKT '팔자'세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통신 3사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차기 최고경영자(CEO) 선임에 직간접적으로 압박을 받은 KT(030200)의 주가가 가장 많이 빠진 가운데 정부가 '통신 카르텔'을 깬다며 제 4이동통신사 카드를 또 다시 꺼내들자 SK텔레콤(017670)과 LG유플러스(032640)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5G요금제 등 요금제도 직접 손을 대는 분위기다. 정부 규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투자들이 통신 3사 물량을 덜어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T는 올해 13.31% 밀렸다. 작년 8월10일 기록한 고점(3만9300원)과 비교해선 25.45% 빠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연초 대비 각각 8.12%, 7.7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13% 가까이 오른 걸 감안하면 낙폭이 상당하다.
이들 종목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외면'이 있다. 외국인은 올 들어 KT와 SK텔레콤에 대해 지속적인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 5월30일 이후 전날까지 28거래일 연속 순매도다.
KT는 지난 22일부터 이달 4일까지 9거래일 연속 매도에 나섰고 지난 5~7일 사흘 반짝 매수세를 보였다. 외국인은 올해 KT와 SK텔레콤 각각 2454억원, 3623억원 순매도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연초 바짝 순매수에 나선 바 있으나 지난달부터 다시 물량을 내놓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LG유플러스 179억원을 판 것으로 집계됐다.
KT의 경우 차기 CEO 선임이 난항을 겪으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가장 큰 리스크다.
지난해 말, 국민연금은 KT 차기 CEO 후보 인선 과정과 관련해 '공정하지 못한 절차, 불투명한 후보 선정' 등을 거론하며 전임 CEO인 구현모 대표가 차기 CEO 후보로 재선임된 데 대해 '주주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이에 KT는 후보군을 새롭게 정비하고 새로운 CEO 후보를 추대했으나 국회까지 나서며 또다시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7월 현재까지 KT는 아직 새 CEO 후보조차 추리지 못한 상태다.
증권가는 "(CEO 선임의 잇단 무산은)투자자 입장에서는 불확실성 지속"이라면서 "KT 주가가 정체된 가장 핵심 원인은 CEO 공백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며, 차기 대표이사 선임 전까지는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동통신 1위 사업자 SK텔레콤은 정부의 경쟁촉진 방안 정책에 직격탄을 맞는 모습이다.
지난 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통해 △제4이동통신 신규 사업자 선정 △알뜰폰 사업자 지원 △저렴한 5G 알뜰폰 요금제 출시 △유통망의 추가 공시지원금을 기존 15%에서 30%로 상향 △초고속인터넷 약정 위약금 완화 등을 제시했다.
CEO 선임에 대한 압박이나 강력한 규제 정책의 시행이 결국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악화시킨 요인으로 파악된다.
증권가에선 최악은 면했으나 부담스러운 규제라는 반응을 내놨다. 이번 방안에 요금 인하, 할인 등 직접적인 규제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요금 제도 개선과 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 점유율 규제 개선, 유무선망 투자 촉진, 신규 사업자 지원 등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방안들이 제시됐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연초부터 정부가 요금인하와 제4이동통신 출범 가능성을 언급하며 규제로 인한 주가 하락이 나타났고, 최근 통신사들의 성장은 비통신에서 나타나고 있는 만큼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 측면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민하 삼성증권은 "정부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됐고 단통법 개선 등 추가 검토에 대한 여지를 남겨둔 바 정부 정책 이슈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통신시장 경쟁 촉진 방안 발표는 연초부터 예고된 만큼 관련 우려는 업종 주가에 일부 선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1derlan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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