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없이 경매 뛰어들었는데"…마통 2000만원 들고 도전한 40대 [방준식의 N잡 시대]
늦둥이 셋째 생기자 "뭐라도 하자"
밤새 공부해 부동산 경매 뛰어들어
"부업으로만 직장인 시절 8배 수익"
늦은 나이에 셋째를 임신했어요. 곰팡이 가득한 빌라에서 세 들어 살던 시절이었죠. '아이들을 이대로 키울 수는 없다. 뭐라도 해야만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마이너스 통장 2000만원을 들고 겁도 없이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습니다. 노하우나 관련 지식이 없어 밤을 새우면서 공부했죠. 남편조차 '뭘 그렇게 열심히 사냐' 핀잔을 하더군요. 그렇게 39살에 경매 투자를 시작해 41살에 첫 책을 냈어요. 49살에는 유튜브도 시작해 이제는 클래스 강의도 뛰고 있습니다. 이제는 부업으로만 직장인 시절의 8배 수익을 내고 있죠.(웃음)
부동산 경매는 진입 장벽이 높다. 조금이라도 싸다 싶으면 얽혀있는 문제가 많다. 부동산 경기 흐름을 읽지 못하면 자칫 고점에 물리기도 쉽다. 39살에 경매에 도전한 이는 생각했다. '나처럼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는 경매 강의가 없을까.' 그렇게 자신의 노하우와 경험을 녹여 책을 내놨다. 이제는 클래스101에서 부동산 경매 강의도 하는 이현정(51) 씨의 이야기다.
Q.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클래스101에서 '경매하는 엄마'로 강의를 하는 이현정(51)입니다. 맞벌이하다 뒤늦게 셋째 늦둥이를 낳게 됐습니다. 아이들을 더 잘 키우고 싶다는 생각에 39살에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었죠. 처음에는 노하우도 없었고, 가진 돈도 없었어요. 초보 경매 시절 이야기를 토대로 책을 냈더니 반응이 좋았죠. 10년간 5권을 냈습니다. 지난해에는 둘째 아들도 경매에 뛰어든 이야기도 책으로 엮었어요. 글과 영상으로 저와 같은 초보들을 위해 쉽게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죠."
Q. 어떻게 클래스를 시작하게 됐나요.
"지식을 얻는 방식이 변했습니다. 과거에는 책에서 지금은 영상으로 보죠. 독자보다 구독자가 더욱 중요해진 시대입니다. 처음에는 책을 출간했고 후에는 유튜브를 시작했죠. 저만의 노하우를 알릴 기회라고 생각해 클래스도 열었습니다."
Q. 매주 강의하느라 바쁘겠습니다.
"요일마다 일정이 다릅니다. 월요일은 기획하죠. △경매 진행 물건 확인 △수강생의 질문에 답변 △새로운 기획에 대한 플랜을 짜고 △저녁에는 박사과정 수업을 위해 학교에 갑니다. 화요일, 수요일에는 경매 수업을 하고, 목요일에는 직원 미팅과 영상 촬영을 합니다. 금요일은 외부 미팅이나 특강 등 일정을 소화하고, 토요일에는 비즈니스 모임을 주관하고, 학교에 갑니다. 나열하니 바빠 보이지만, 수강생 관리는 직원이 도와주고, 영상편집은 외주를 활용하고 있는 덕분에 종종 여행도 다닐 수 있답니다. (웃음)"
Q. 초기에 애로 사항이 있었나요.
"부동산 경매는 쉽지 않아요. 집의 하자나 임차인 문제 등 항상 새로운 문제를 해결하면서 성장하죠. 제가 겪은 내용을 최대한 강의로 풀어내려고 노력합니다. 지금도 저는 배움을 멈추지 않아요. 유튜브는 아들에게, 인스타그램은 딸에게 배우고 있죠. 영상 기획도 전문가에게 수업을 듣습니다. (웃음)"
Q. 부동산 경매는 진입장벽이 높습니다.
"초보자라면 경매과정이나 용어, 권리분석 등 기본지식을 익힌 후 입찰에 참여하는 것이 좋아요. 어설프게 경매에 뛰어들었다가 본전을 잃을 수 있으니까요. 공부 방법으로는 △경매 책 읽기는 가장 돈 안 드는 공부법입니다. △경매 강의를 들으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분할 수 있게 됩니다. 입찰해도 되는 물건인지에 대한 질문을 할 수도 있죠. △충분한 조사로 적정 입찰가를 선정합니다."
Q. 공부를 오래 하면 할수록 좋을까요.
"경매에 관한 공부 기간은 2개월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 경매 투자 시 지역이나 물건의 종류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내 집 마련이 필요하면 자신에게 맞는 물건을 고르고, △임대수익을 원하면 월세 수익이 가능한 물건으로 입찰합니다. △시세차익을 원하면 갭투자를 할 수 있는 물건을 찾는 것이 좋겠죠. 이때 자신의 종잣돈 여력 안에서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Q. 부동산 경매에서 기억에 남는 물건이 있나요.
"저는 지금은 개발을 위한 택지 등의 토지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일반인에게는 저의 사례보다 제 아들과 수강생들의 투자 사례가 더 익숙하실 거예요. 아들은 종잣돈 700만원으로 4100만원짜리 집을 낙찰받아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원을 받고 있어요. 올해 2월 낙찰받은 수강생은 5400만원짜리 수도권 빌라를 낙찰받아 지금 명도 중인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을 받거나, 전세 1억2000만원에 임대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Q. 클래스 강의만으로 부동산 경매에 뛰어들어도 될까요.
"제 강의는 부동산 경매 초보자들인 20·30대를 대상으로 총 31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아들의 실제 낙찰 사례를 예시로 들어 쉽게 설명했지요. 강의만으로도 기본 지식은 충분히 마스터하실 수 있어요. 다만, 권리분석에 대한 자신감이나 입찰가선정을 하기 위해서는 실제 진행하는 물건으로 연습하셔야 합니다. 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매일 물건 챌린지를 무료로 운영하고 있어 참여해 보셔도 좋아요."
Q. 부동산 경매로 지금까지 어느 정도 이익을 거두셨나요.
"15년간 정말 많은 매각 물건을 낙찰받았어요. 초기에는 △아파트 △빌라 △오피스텔 △상가 등에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주거용보다는 토지입찰을 주력하고 있죠. 토지는 경쟁이 덜해 저렴하게 취득할 수 있거든요. 작년에는 역세권 택지 2개 필지를 낙찰받았는데, 이곳에 2개 동의 다세대를 건축할 예정입니다. 토지를 경매로 낙찰받아 개발하는 일은 꽤 재미가 있어요."
Q. N잡으로 월 매출은 어느 정도 발생하시나요.
"경매 수익을 제외한 매출은 대략 직장인 수익의 5~8배 정도입니다. △카페를 통해 진행하는 수업료 △인세 △클래스 강의료 △외부 특강 △유튜브 수익을 통해 벌고 있죠."
Q. 초기 N잡 비용은 어느 정도 들었나요.
"영상 촬영과 편집 장비를 사는데 30만~40만원을 썼습니다. 처음에는 조명 2개와 마이크만 샀고, 핸드폰으로 촬영해 편집했죠. 지금은 소니 녹음기를 쓰고 있지만, 처음부터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촬영 장비를 사고 있죠. 편집은 외부 편집자에게 맡기고 있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클래스 수강생 댓글 중에 '어릴 때 엄마가 보시던 책의 작가님이다. 저도 엄마 따라 경매 공부합니다.’라는 글을 봤습니다. 제 수강생 중에는 엄마와 딸, 아빠와 아들 2대가 함께 듣는 독자분들이 많습니다. 저와 제 아들처럼 말이죠. (웃음)"
Q. 주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처음에는 남편조차도 ‘뭐 그렇게 열심히 사나’ 하는 반응이었어요. 39살에 경매 투자를 시작하고, 41살에 책을 쓰고, 49살에 유튜브를 하고, 끊임없이 공부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인정받고 있는 것 같아요. 요즘은 엄마 책이 새로 나오면 아이들이 적극적인 홍보를 해준답니다."
"곰팡이 가득한 빌라 한쪽에서 아이들을 위해 달라지겠다고 결심했었습니다. 돈도, 지식도 없이 용기 있게 시작한 작은 도전 하나하나가 저를 이곳에 데려다주었습니다. 변화를 꿈꾸신다면 도전하세요. 간절히 바라던 모습의 내일의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평생 직장이 사라진 시대, 여러 직업을 가지는 'N잡'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습니다. N잡 뿐만 아니라 NEW잡을 만들어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 <방준식의 N잡 시대>는 매주 일요일 연재됩니다. 기자페이지를 구독하면 기사를 놓치지 않고 받아볼 수 있습니다. 좋아요는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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