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구원진 붕괴', 5월 이후 선발 ERA 2위-불펜 꼴찌... '장발 클로저' 하나에만 의존할 것인가

부산=양정웅 기자 2023. 7. 9.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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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부산=양정웅 기자]
롯데 김진욱이 8일 사직 LG전에서 투구 후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현욱 투수코치(맨 왼쪽)과 한현희(맨 오른쪽).
또 불펜이 문제인가. 롯데 자이언츠의 구원진이 또 흔들리고 말았다. 5월 이후 환골탈태한 선발진과는 반대로 날이 더워질수록 내려앉고 있다.

롯데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3-12로 대패하고 말았다. 지난 6일 경기에서 3연패를 끊은 롯데는 그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고 승부를 내주고 말았다.

이날 롯데는 우완 박세웅을 선발투수로 내보냈다. 그는 이날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5위(2.50)에 오르며 올 시즌 호투를 펼치고 있었다. 특히 5월 이후로는 4승(1패)과 평균자책점 1.71의 성적을 거두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발돋움했다.

박세웅은 앞선 8경기에서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던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4번 오스틴 딘 한 명에게만 1회 초 오른쪽 폴대를 때리는 2점 홈런, 3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다. 초반부터 점수를 내줬지만 박세웅은 기어코 5이닝을 소화하며 경기를 3-3으로 팽팽하게 이어갔다.

6회 초 박세웅은 1사 후 오지환의 안타와 박동원의 몸에 맞는 볼에 이은 문보경의 1타점 적시타가 나오며 한 점을 뺏겼다. 이어 8번 박해민에게 유격수 땅볼을 유도해 2사 1, 3루가 되자 롯데는 좌완 김진욱을 투입하며 불펜을 가동했다. 그러나 김진욱은 이어진 2, 3루 상황에서 신민재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으며 스코어를 3-6까지 벌려놨다.

롯데 김진욱이 8일 사직 LG전에서 투구하고 있다.
LG 홍창기가 8일 사직 롯데전에서 7회 초 적시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7회는 더 처참했다. LG가 시작과 함께 무사 1, 2루를 만들자 롯데는 투수를 정성종으로 바꿨다. 그러나 LG는 희생번트 이후 박동원의 2타점 적시타와 박해민의 1타점 적시타를 묶어 더 달아났다. LG는 다시 교체된 투수 심재민에게도 홍창기의 2타점 2루타와 손호영의 좌전안타로 3점을 더 얻으면서 6득점 빅이닝을 만들었다. 롯데는 진승현으로 이닝을 마감하면 7회에만 투수교체를 3번이나 단행했다. 6회와 7회 단 2이닝 동안 9점을 내준 롯데는 결국 추격의 동력을 상실하고 말았다.

불펜진은 최근 롯데의 고민거리 중 하나다.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1-3으로 뒤지던 경기를 8회 초 원점으로 돌렸으나, 8회 말 최준용이 최재훈에게 2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패배를 기록하고 말았다. 지난달 25일 잠실 LG전에서는 선발 댄 스트레일리가 불안한 투구에도 6회 1사까지 1실점을 기록했지만 뒤이어 올라온 김상수와 구승민, 김원중이 도합 6점(4자책)을 내주며 3-7로 졌다.

롯데 김원중(오른쪽).
이는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롯데는 8일까지 올 시즌 불펜 평균자책점 5.17로 10개 구단 최하위다. 리그 평균(4.12)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팀 순위 10위 삼성의 불펜진(평균자책점 5.06)보다도 저조한 성적이다. 불펜 이닝이 257⅔이닝으로 가장 적지만, 그만큼의 퀄리티는 나오지 않고 있다. 같은 기간 리그 4위의 평균자책점(3.78)을 기록한 선발진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사실 시즌 초반만 해도 롯데는 다른 양상으로 시즌을 출발했다. 4월 한 달 동안 롯데는 구원 평균자책점 4.35로 6위에 올랐다. 뛰어난 기록은 아니었지만 선발진이 흔들리는 바람에(평균자책점 5.03, 10위) 구원진의 역할이 중요했다. 당시 롯데는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로 잡을 경기를 확실히 잡아갔다.

그러나 5월 이후 롯데는 선발 평균자책점 3.29로 키움 히어로즈(3.13)에 이어 2위에 위치하며 안정을 찾았다. 반면 구원진은 5.55를 기록, 최하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롯데 김상수(오른쪽).
올해 롯데는 '장발 마무리' 김원중(5승 1패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91)을 제외하면 다른 선수들은 기복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셋업맨 구승민은 12홀드를 기록 중이지만 최근 10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6.52로 흔들리고 있다. 시즌 초반 롯데 돌풍의 주역이었던 김상수(평균자책점 4.55)나 김진욱(4.50)도 최근 폼은 이전같지 않다. 지난 시즌 필승조였던 최준용이나 최근 구원진에 합류한 FA 한현희는 아직 정상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최근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불펜진을 향해 "투수들은 몸 상태가 피곤해지면 제구가 떨어질 수 있다"며 "몸 상태가 항상 좋을 순 없기 때문에 그 상황에서 자신의 제구를 찾아야 하고 상대 타자와 싸우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아직 감독의 바람처럼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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