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人] (26) 장애인 평생교육에 '올인'…원광대 김경현 교수

임채두 2023. 7. 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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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김 교수는 "장애 학생이 고교를 졸업한 이후 성인 교육을 받으려고 해도 책이 없다"며 "장애인은 시각, 청각, 지적, 지체, 발달 등 유형이 다양한데, 이분들의 요구도 각기 다르다"고 전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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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교육자료 개발' 연구에 골몰…국내 전문가들과 머리 맞대
"성인되고 직업교육 매몰 아쉬워…문해·시민참여 교육도 중요"
인터뷰하는 김경현 교수 [촬영: 임채두 기자]

[※ 편집자 주 =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지방 대학들은 존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학과 통폐합, 산학협력, 연구 특성화 등으로 위기에 맞서고 있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지방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학 구성원들을 캠퍼스에서 종종 만나곤 합니다. 연합뉴스는 도내 대학들과 함께 훌륭한 연구와 성과를 보여준 교수와 연구자, 또 학생들을 매주 한 차례씩 소개하려고 합니다.]

(익산=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모두가 지혜를 모아 하나의 보석을 만들어내는 일입니다."

원광대학교 김경현 교육공학과 교수는 9일 교과서 등 교육 자료를 개발하는 과정을 이렇게 표현했다.

내로라하는 각계의 교육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대고 교육자와 교육 수요자가 '실질적인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준다는 것이다.

김 교수가 요즘 골몰하는 일은 장애인 평생교육자료 개발 등 프로젝트 2건이다.

최근 교육부가 공모한 이 과제를 따내 연구비 9억원을 지원받았다.

그는 학령기(초교 1∼6학년), 중·고교 과정상 장애 학생을 위한 교육 자료는 많은 데 비해 장애를 앓는 성인 학습자의 교육은 부족하다는 데 집중했다.

장애인 평생 교육이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데다, 성인이 돼 사회로 나오면 빵을 굽거나 커피를 만드는 직업교육에 매몰된다는 것도 못내 아쉬웠다.

그래서 고안한 개념이 '시민참여교육'이다.

김 교수는 "성인 장애인 학습 교육이 기본적으로 직업교육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이보다 장애인들이 꼭 받아야 하는 교육이 있다"며 "예를 들어 신문 기사를 읽을 수 있는 문해교육, 문화예술 교육 등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장애인도 한 시민인데, 사회에 구성원으로서 자기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며 "이들이 건강한 의견을 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려면 교육이 수반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교육부 프로젝트에 책임연구자를 맡으면서 공동 연구자들에게 해외 선진국 사례를 배제하자고 제안했다.

해외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컴퓨터 교육, 문화 교육 등을 받으면서 거부감 없이 한데 융화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그런 토대가 없기 때문이다.

문화 자체가 다른 사례를 참고해봐야 엇박자만 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인터뷰하는 김경현 교수 [촬영: 임채두 기자]

김 교수는 또 교육부의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수업·평가 안내 자료' 개발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전국 초·중·고교에 뿌려질 23종의 책을 만드는 이 연구에는 김 교수를 비롯한 교수, 교사 190명이 대거 참여한다.

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잘 읽지 않는 교육 총론과 각론 대신 실제로 수업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례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자료를 개발 중이다.

김 교수는 교사 10년,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4년 근무 경력을 지금껏 맡은 프로젝트에 갈아 넣었다.

김 교수는 "교육부의 용역은 현행에 문제나 개정 필요성이 생겼을 때 발생한다"며 "교육에서 나아가 교육공학의 개념에서 체계적으로 문제를 진단, 해결하는 것이 우리 같은 전공자들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으로도 여러 교과서, 교육자료를 개발하면서 남은 교수 생활은 장애인의 평생교육을 위해 쓰고자 한다.

김 교수는 "장애 학생이 고교를 졸업한 이후 성인 교육을 받으려고 해도 책이 없다"며 "장애인은 시각, 청각, 지적, 지체, 발달 등 유형이 다양한데, 이분들의 요구도 각기 다르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이를테면 비장애인은 눈으로 세상을 보지만, 시각 장애인은 그렇지 못하기에 새로운 교육 체계가 필요한 것"이라며 "이에 관한 수많은 일이 남아 있기에 내 인생을 올인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의욕을 보였다.

d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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