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폐업 땐 사회적비용↑…'버티기 지원+구조조정' 필요[벼랑 끝 자영업자]下
최저임금 동결 등 '버티기 지원' 목소리…"구조조정도 병행해야"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경기 악화로 자영업자 주머니 사정이 팍팍해지면서 폐업을 고민하는 이들도 점차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영업자가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점을 고려하면 당분간 이들이 버틸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한다.
장기적 해법으로는 '구조조정'이 거론된다. 자영업자의 상황이 어려워진 배경으로 '과당 경쟁'이 꼽히는 만큼, 임금 근로자 전환이나 폐업 비용 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9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자영업자 2023년 상반기 실적 및 하반기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자영업자 500명 중 40%는 실적 악화로 인해 3년 안에 폐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의 63.4%는 지난해 대비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 회장은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가 불어나는 분위기"라며 "경영 상황 악화로 고용하고 있던 아르바이트 노동자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 활동 인구 중 20%가 자영업자…'플랜B' 도모 어려운 40대 이상 대다수 자영업자가 '고용'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면 무더기 폐업 시 이들에 대한 복지 등 사회가 치러야 할 비용은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기준 전체 경제인구 중 자영업자 비중은 20%다. 전체 579만명의 자영업자 중 고용원이 있는 이들은 143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금융권으로 위험이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금융권 자영업 대출 잔액은 1033조7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자영업자의 비중이 큰 편"이라며 "무더기 폐업이 발생할 경우 이들의 가정 경제 파탄은 물론이고, '일자리 공급' 기능도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플랜B'를 도모하기도 녹록지 않다. 자영업자 대다수가 40대 이상의 중장년층인 데다,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서비스업'에 집중된 탓에 단기간에 임금 근로자로 재취업하거나 업종을 전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2021년말 기준 소상공인 556만8000명중 40세 이상은 84.4%에 달했다. 60세 이상 소상공인 비중은 34.6%로 나타났다.
◇ "자영업자 버틸 시간 줘야"…최저임금 동결 목소리도
전문가들은 당분간 자영업자의 제도권 이탈을 막기 위한 지원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대출 이자 유예 등 금융 비용이나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 부담을 낮춰주는 식이다.
석 교수는 "빚을 탕감해 주는 건 불가능하지만 기존 대출에 대해선 만기를 연장해 줘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당시 방역에 협조하다 빚이 많이 늘었으니, 매출이 회복될 때까지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추가 인상 시 경영 여건이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달 발간한 '최저임금 실태조사'에 따르면 자영업자 1000명 중 현재 최저임금 9620원을 지급하기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이는 전체의 79.2%로 나타났다. 현재 내년도 최저임금을 두고 사용자 측은 9700원, 노동자 측은 1만2000원으로 맞서고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그동안 최저임금을 너무 급격히 올린 측면이 있는데, 당분간은 자영업자에게 적응할 시간을 부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문제의 본질은 '공급 과잉'…재취업·재창업 교육으로 구조조정 나서야"
장기적으로는 자영업자를 임금 근로자로 전환시키는 등 '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중(20%)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상위 8위에 해당할 정도로 높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자영업자들이 어려운 상황에 빠지게 된 건 너무 많은 이들이 몰려 '과당 경쟁'이 일어난 탓이 큰 만큼, 제조업 등 다른 산업의 임금 근로자 전환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부터라도 은퇴를 앞둔 이들에겐 재교육 지원을, 이들을 고용하는 기업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차남수 소상공인연합회 정책홍보본부장은 "자영업자들이 몰려있는 '서비스업'은 기술숙련도를 요하지 않는 분야인데, 다르게 말하면 이들은 서비스업 외에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의미"이라며 "이들에게 일정 규모의 수당을 지급하면서 재취업을 위한 교육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자영업자의 '안정적인 폐업'을 위한 안전망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인테리어 원상 복구 등 폐업에 들이 비용은 평균 1969만원으로 조사됐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은 현재 폐업 자영업자에 대해 250만원의 점포 철거비를 지원하고 있다.
석 교수는 "경쟁 과잉 업종이 아닌 업종으로도 갈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며 "폐업 비용을 지원해 다른 업종으로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자영업자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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