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vs보존"...환갑 맞은 원주 '아카데미' 극장 갈등
[앵커]
강원도 원주에는 60년대 개관한 극장이 하나 있습니다.
원형을 보존하고 있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단관극장 가운데 하나인데요.
보존과 철거 사이에서 논란과 갈등, 법정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홍성욱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원주에는 오래된 극장이 있습니다.
유명 영화제에서 이름을 딴 아카데미 극장.
1963년 개관해 올해 환갑을 맞은 지역 명소입니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은 피하지 못했습니다.
곳곳에 멀티플렉스 상영관이 생겨나며 결국, 지난 2006년 문을 닫았습니다.
철거 대상이 된 겁니다.
하지만 오랜 추억이 깃든 극장을 위해 시민들이 직접 나섰습니다.
자발적 모금 운동을 벌여 극장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초등학교 졸업식부터 각종 강연과 문화 행사가 열렸습니다.
원주시도 화답했습니다.
예산 32억 원을 들여 극장을 매입했고, 보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 선거 이후 시장이 바뀌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습니다.
원주시는 아카데미 극장을 철거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안전성 문제가 있는 만큼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게 이유인데요.
하지만 보존을 요구하는 시민사회단체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철거 계획과 관련 예산은 이미 시의회까지 통과했습니다.
보존을 요구하는 단체는 시민들의 의견을 먼저 묻고 철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주성/아카데미의 친구들 : 시장님이 바뀌면서 철거 쪽으로 한순간에 기울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한 번 시민들의 여론조사라든가 그리고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한군데 모여서 그런 정보들을 가지고 결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원주 아카데미 극장은 지난해 정부 문화재생 사업에 선정됐습니다.
국비와 도비 39억 원을 지원받아 시설보수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철거로 답을 정해 놓은 원주시는 시설 보수 예산을 받지 않았습니다.
국·도비 역시 세금인 만큼, 철거 대상에 낭비할 수 없다는 게 원주시 입장입니다.
시민 의견 수렴 역시 충분히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남기주/원주시 문화예술과장 : 간담회를 통해서 충분히 내적으로 여론 수렴은 끝났다고 보고요. 보존을 찬성하는 측하고도 대화를 나눴습니다만 거기는 보존을 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 이외에 새로운 어떤 특별한 사항이 없었습니다.]
원주시는 언제든 철거를 강행한다는 계획입니다.
시민단체는 원주시의 철거 결정 과정 절차에 하자가 있다며 행정소송과 헌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시민 추억이 담긴 60년 된 단관극장, 철거냐 보존이냐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홍도영
YTN 홍성욱 (hsw050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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