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격차 큰 노사 최저임금안…올해도 합의 아닌 표결하나
13일 밤 또는 14일 새벽 '12년 연속' 표결 가능성 커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내년도 최저임금을 정하기 위한 논의가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면서 예상되는 결정 방식과 최저임금 수준에 관심이 쏠린다.
노동계와 경영계가 요구하는 최저임금의 차이가 여전히 크고, 노동 개혁으로 노동계와 정부 간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막판까지 치열한 기 싸움이 예상된다.
9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2차 전원회의를 연다. 이어 13일 같은 곳에서 제13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법정 심의 기한은 지난달 29일이었지만, 노사가 좀처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치열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최저임금 수준은 13일 밤이나 14일 새벽에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 행정 절차를 고려하면 최저임금위는 이달 중순까지는 최저임금안을 노동부 장관에게 넘겨야 하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법정 심의 기한이 지난 뒤 행정 절차상 더는 미룰 수 없는 최후의 순간에 자정을 전후해 결정될 때가 많았다.
박준식 최저임금위 위원장도 지난 전원회의를 마무리하면서 "경우에 따라 다음 주 목요일에는 (자정을 지나) 차수를 변경해 진행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노사는 내년 최저임금으로 각각 1만2천원, 9천700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사는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최저임금 요구안을 제시했는데, 격차는 최초 요구안 2천590원(1만2천210원-9천620원)에서 1차 수정안 2천480원(1만2천130원-9천650원), 2차 수정안 2천300원(1만2천원-9천700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노사가 오는 11일 제출할 3차 수정안도 차이가 조금은 좁혀지더라도 사실상 평행선을 달릴 것으로 보인다.
결국 올해도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노사 간 합의가 아닌 표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1987년 발족한 최저임금위는 2012년부터 작년까지 11년 연속 표결로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했다. 2011년에는 공익위원이 제시한 범위 내 사용자 안으로 의결했는데, 그에 앞서 2009∼2010년에도 표결했다.
2007∼2008년에는 이례적으로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간 합의로 최저임금 수준을 정했다.
올해는 노사공 간 불균형 상태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점이 예년과 다르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되지만, 근로자위원 1명이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될 때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돼 26명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 같은 불균형은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저임금법에 따르면 최저임금위는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한다. 의결할 때는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이 각 3분의 1 이상 출석해야 하는데, 이들이 2회 이상 출석 요구를 받고도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하는 경우에는 의결을 강행할 수 있다.
지난해에는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금액(9천620원)으로 표결이 이뤄졌는데, 일부 근로자위원이 표결에 불참하고 사용자위원 전원이 기권하면서 투표 결과 9천620원으로 결정됐다.
이처럼 중재 역할을 하는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위원이나 사용자위원이 1명 부족하다는 사실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울 수 있다.
최저임금 수준이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지도 관심이다. 이번 인상률이 3.95% 이상이면 내년 최저임금은 1만원을 넘어선다.
최근 5년간 최저임금과 전년 대비 인상률은 2019년 8천350원(10.9%), 2020년 8천590원(2.87%), 2021년 8천720원(1.5%), 2022년 9천160원(5.05%), 올해 9천620원(5.0%)이다.
노동계가 요구한 1만2천원은 현실적으로 어렵더라도 그동안의 인상률을 고려하면 1만원을 돌파할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ksw08@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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