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출사표' 지소연 "모로코처럼 우리도 기적을 안겨줄게"... 목청껏 소리친 진심 [★현장]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지소연과 장슬기의 골에 힘입어 아이티에 2-1로 역전승했다.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는 콜롬비아다. '가상의 콜롬비아'인 아이티에 승리를 챙긴 한국은 기분 좋게 출정식을 치른 뒤 호주로 떠나게 됐다.
아이티는 생각보다 강했다.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 진출팀답게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경기 초반부터 한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공세를 못 버틴 한국은 결국 선제골을 허용했다. 전반 15분 아이티 최전방 공격수 몽데시르가 수비 뒷공간을 파고들어 오른발슛 해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직후 벨호의 월드컵 출정식이 이어졌다. 월드컵에 출전하는 25명(엔트리 23명+예비 2명) 여전사들은 자신의 이름이 호명될 때마다 한 명씩 그라운드에 등장했다. 선수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포즈를 취한 뒤 걸어 나왔고 이금민은 덤블링을 넘으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벨 감독이 손을 흔들며 들어왔다. 예능 프로그램 '골때녀' 출연 연예인들과 포옹하며 승리 기쁨을 만끽했다.
콜린 벨 감독은 한국말로 "안녕하세요 여러분. 만나서 반가워요. 여러분 저는 진짜 한국을 사랑해요. 한국 사람도 사랑해요. 여자대표팀도 많이 사랑해요"라고 말해 관중의 함성을 이끌었다. 이어 영어로 "이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많은 사랑을 주셔서 감사하다. 호주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세 번째 월드컵 출전인 지소연은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모로코가 이변을 일으켰듯이 우리도 월드컵에서 대이변을 일을 킬 것을 모두가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많은 관중이 경기장에 와주셔서 선수들이 행복하게 경기했다"며 "감사해요!"라고 목청껏 소리쳤다.
주장 김혜리는 "선수들이 4년 동안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했다. 월드컵에서 낮은 자세로 두려움 없이 멋지게 도전하고 오겠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격려사를 통해 "여자대표팀이 이틀 후에 호주로 떠난다. 호주에서 멋진 신화를 만들 예정이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보다 훨씬 강렬하고 매력적인 드라마를 펼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제 월드컵이 2주 뒤 시작된다. 여자 대표팀은 2015년 캐나다 대회에서 16강을 이룩했다. 지난 2019년 프랑스 대회에서는 아쉬웠지만 이번엔 16강에 올라갈 것으로 확신한다. 여자 축구대표팀 파이팅!"이라고 외쳤다.
격려금 전달과 팬 응원메시지 보드 전달식이 진행됐다. 지소연과 장미란 문체부 2차관이 보드 앞에서 기념 촬영을 진행했다. 마지막으로 선수들은 "높게 강하게 도전하라! 고강도!"라고 외쳤다.
한국의 여자월드컵 출전은 2003년 미국, 2015년 캐나다, 2019년 프랑스 대회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벨호는 2015년 캐나다 대회 16강을 넘어 역대 최고 성적을 이룬다는 각오다.
서울월드컵경기장=박재호 기자 pjhwak@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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