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기업 실적' 시즌 개막…1분기보다는 개선 기대
자동차·배터리 호실적 행진…현대차, 또 상장사 영업익 1위 유력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올해 2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에 반도체, 석유화학, 철강 등 업종은 대체로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지만, 상반기를 기점으로 실적이 '바닥'을 찍은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분기마다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7일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하며 실적 시즌의 시작을 알렸다.
반도체 불황 지속에 삼성전자의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6천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95.7%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은 60조원으로 22.3% 줄었다.
다만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웃돌았다. 반도체 사업을 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적자가 1분기보다는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LG전자는 전장과 가전 사업 선전에 힘입어 1분기에 이어 호실적을 냈다. 2분기 영업이익은 일회성 비용 반영에도 8천92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2.7% 늘었다.
또 매출은 19조9천988억원으로 작년 2분기보다 2.7% 늘며 사상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영업이익은 2021년 2분기(9천1억원)에 이어 역대 2위 수준이다.
실적 시즌이 비교적 순조롭게 출발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적자 행진을 이어온 일부 기업의 적자 축소나 흑자 전환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반도체 양대 산맥인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1조8천984억원), 올해 1분기(-3조4천23억원)에 이어 2분기까지 3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하다.
그러나 적자 폭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3개월간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2조6천38억원이다.
2분기에 D램과 낸드 출하량이 증가세로 전환하고 재고도 줄기 시작한 것으로 업계에서는 추정한다.
수요 위축에 극심한 불황을 겪은 석유화학업계도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작년 2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적자를 냈으나, 이번 2분기에는 1년 만에 흑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분기 영업손실은 작년 4분기 4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262억원으로 줄었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현재 734억원이다.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8천785억원)와 비슷한 8천784억원으로 추산됐다. 사업부별로 석유화학 부문은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끝내고 흑자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황 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철강업계도 작년 2분기 대비 부진해도 직전 1분기보다는 나아지는 분위기다.
포스코홀딩스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1천859억원이다. 작년 동기의 2조982억원 대비 43.5% 적으나, 1분기의 7천47억원보다는 68.3% 증가한 수준이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작년 동기의 8천221억원보다 51.7% 줄어든 3천973억원이지만, 1분기의 3천339억원과 비교하면 19.0% 많다.
경기 침체에도 전기차 시장 성장에 힘입어 상대적으로 실적이 좋았던 자동차와 배터리 업계는 2분기에도 호실적이 기대된다.
현대차와 기아의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6천535억원, 3조242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6%, 35.4% 증가한 수준이다.
글로벌 차량 판매 호조에 원화 약세와 원자재 가격 하락이 맞물리면서 실적에 힘이 실려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차는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국내 상장사 분기 영업이익 1위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
배터리 업계 역시 시장 성장세에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인한 세액 공제 효과도 더해져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지난 7일 발표한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의 1천956억원보다 3배 이상으로(212.7%) 늘어난 6천116억원이다.
2분기 잠정 매출도 8조7천735억원으로 작년 2분기의 5조706억원보다 73.0% 증가했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가 각각 작년 2분기보다 21.3%, 6.5% 늘어난 5조7천498억원, 4천567억원으로 나왔다.
ric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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