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증시전망] 이번주 2500 깨질 수도...美·中 물가 흐름에 주목

김효선 기자 2023. 7.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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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개막한 어닝 시즌…실적 발표도 변수

지난주(7월 3~7일) 코스피지수는 1.47% 하락한 2526.71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3일 하루를 제외하고는 약보합권에서 움직이던 코스피지수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의 약세에 지난 7일에만 1% 넘게 빠졌다. 코스닥지수도 0.11% 하락했다.

해당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약 265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 투자자는 1조4084억원을 팔아치웠다. 개인 홀로 1조2885억원 어치를 사들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2782억원, 2975억원 어치를 순매수했고, 기관 홀로 6189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의 투매가 눈에 띄는 한주였다. 일각에서는 새마을금고 등 일부 기관이 현금 확보에 나섰다고 분석하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뉴스1

기관 투자자가 가장 많이 팔아치운 것은 삼성전자였다. 지난 한 주 동안에만 4233억원어치를 매물로 쏟아냈다. 다음으로는 엘앤에프(720억원), 에코프로비엠(635억원) 순으로 많이 순매도했다. 반대로 외국인과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삼성전자가 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주 한때 7만3600원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2분기 실적이 발표된 7일 2.37% 하락하며 다시 ‘6만전자’로 밀렸다.

전문가들은 이번 주(7월 10~14일) 코스피지수는 2490~2610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물가 안정세와 2분기 어닝 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다시 2600선을 뚫을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리스크 등으로 2500선을 내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 미국과 중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중요

이번 주는 미국과 중국의 물가 흐름과 연준위원 발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지난 5일(현지 시각) 발표된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인상 지지자들은 “노동 시장이 여전히 매우 타이트하고, 경제 모멘텀이 앞서 예상했던 것보다 강력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로 돌아오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거의 없다”고 언급했다.

10일(이하 현지 시각)에는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생산자물가지수가 발표되고, 12일에는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근원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된다. 13일에는 미국의 7월 생산자물가지수가 나올 예정이다.

오는 10일부터 연일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나올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물가 지표는 둔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돼 통화 긴축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잇따라 나올 예정이기 때문에 통화 정책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다수의 연준 위원 발언이 예정됨에 따라 통화 긴축에 대한 경계감이 쉽게 완화되기 어렵다”면서 “지난주 발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상당수의 연준 위원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이어가면서 추가 금리 인상의 필요성에 동의한 것을 볼 때 이번 주 예정된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대체로 매파적인 톤이 강할 가능성이 높다”라고 평가했다.

채현기 흥국증권 연구원은 “고용 시장의 수급 불균형 등 타이트한 여건이 지속되고 있고, 연준이 주목하고 있는 근원 물가 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금리 인상의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고용 및 물가 관련 지표에 대해 금융 시장이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분석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로이터

반대 의견도 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데, 이는 연준 긴축 긴장감을 조금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중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에 0% 부근을 유지할 전망이라 디플레이션 우려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 상승 동력 없는 증시…실적이 방향 가를 수도

지난 7일 삼성전자의 잠정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 시즌이 시작됐다. 다만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는 7월 셋째 주와 넷째 주에 집중돼 있다.

조병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종목별로 순환매 흐름이 진행되면서 지수 차원에서 뚜렷한 하락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상승 탄력 자체가 완연히 둔화했다”라면서 “실적 발표 같은 이벤트가 증시 방향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5.74% 줄어든 수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 영업손실 7400억원을 기록한 이후 14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이기도 하다. 당초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영업이익 전망치(2818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지만, 그래도 투자자들은 내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했던 것인지 14년 만에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7일 하루에만 2% 넘게 빠지며 다시 ‘6만전자’로 돌아갔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는 미국의 소비재인 펩시코와 금융주인 JP모건·웰스파고·씨티그룹의 실적이 나오는데, 이들 기업의 실적을 확인하며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주간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새마을금고 부실 가능성이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사한 선례가 있어 조기 진화가 이뤄지면서 리스크 전이는 제한될 것”이라며 “서민금융기관이 보유한 지분증권은 총금융자산의 1% 수준이라 영향력은 제한적이고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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