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번도 동결"…차가워진 '연내 인하' 기대[금통위 폴]

김혜지 기자 2023. 7. 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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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등 금융불안 확산 조짐…추가 인상 발목
美 긴축 장기화 전망…연내 인하 전망 내년으로 밀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5월2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13일 하반기 첫 기준금리 결정에서 4연속 동결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는 최근 두 달 사이에 사그라졌으며, 전문가들의 금리 인하 예상 시기는 내년으로 밀리는 모습이다.

9일 <뉴스1>이 증권사 소속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전원이 이번 금통위 회의에서 현 3.50% 기준금리가 유지된다고 봤다.

예상이 적중한다면 지난 2월, 4월, 5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이다.

대다수 응답자는 동결을 예상한 이유로 '물가'를 꼽았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로 둔화하면서 추가 긴축 요인이 가셨기 때문이다.

다만 헤드라인 외 근원물가는 여전히 4%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 불확실성이 큰 터라 금리 인하 압력으로는 이어지지 못하리라고 내다봤다.

임재균 KB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물가는 2021년 9월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진입했지만 방심하기는 이르다"며 "아직 수요와 공공 요금의 뚜렷한 둔화세는 확인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하반기 추가 인상에 나선다는 기대는 생각만큼 큰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진 못한다고 분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한미 정책금리 역전 확대 부분이 금리 인상에 대한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최근 새마을금고 관련 우려나 신용리스크가 불거진 부분이 있어 국내 여건은 동결에 부합한다"고 말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미국의 금리 인상 부담이 존재하지만 하반기 물가는 둔화세가 유지될 것이고 새마을금고 문제와 함께 역전세 등 국내 부동산 구조조정, 일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험 등 금융불안 요인이 커졌다"며 "환율 불안만 확산하지 않으면 동결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의 경우 애당초 연말 인하를 점치는 시각이 약해진 반면 내년 상반기 인상을 예상하는 인식이 강해졌다.

인하 예상 시점이 뒤로 밀린 이유는 대체로 미국의 긴축 장기화 기대 때문이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초 올해 인하를 생각했지만 연준의 금리 인상이 7월에 끝날지, 더 인상할지 불확실한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의 금리 인하가 내년 1분기도 쉽지 않을 거란 일부 시각을 봐서라도 한은은 연내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다만 "국내에 신용 리스크가 불거진다면 4분기 인하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2분기 인하를 전망한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의 경우 "한미 금리 역전이 통화정책에 있어 절대적 요인은 아니라지만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어쨌든 좋지 않은 요인"이라며 "미국이 내년 금리를 내리고 그 다음 우리가 내리는 흐름이 자연스러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연내 인하 전망을 유지한 이들은 고금리 지속에 따라 하반기 경기 침체가 현실화하고 이에 연준의 추가 인상 기대가 힘을 잃으면서 4분기 한미 양국에서 인하가 이뤄지는 모습을 그렸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시각은 최근 연준의 행보 때문인데, 만일 고금리 여파가 3분기 계속 나타난다면 지금의 동결 기대나 추가 인상 기대가 약화할 수 있고 그러면 4분기 인하가 있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막상 유동성이 흡수되면서 연준의 인상이 1차례에 그칠 경우 내년 초에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한국은 연내에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반기 통화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물가'를 지목하는 이들이 많았다.

김성수 연구원은 "물가가 느려도 꾸준히 둔화될 거라 생각하지만, 연말이 되면 기저효과에 따른 소폭 반등이 불가피하다"면서 "여기에 원자재나 미중 무역분쟁 등에 관한 불확실성이 커 물가가 금리에 영향을 미칠 가장 주요한 변수"라고 지적했다.

새마을금고 문제는 당장 통화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칠 정도론 확산하지 않으리라고 봤다.

박상현 연구원은 "새마을금고 문제가 확산한다면 하반기에 PF 문제가 현실화한다는 의미일 것이고 그렇다면 경제성장률이라든지 한은의 정책금리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때문에 정부가 선제적으로 여러 대응 조치를 마련 중이라 당분간은 관리 가능한 상태로 유지될 듯 하다"고 관측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새마을금고 문제는 금리로 대응할 정도는 아니며 수습될 것으로 본다"면서 "일단 시장 심리가 좋지 않고 혼란이 예상돼 추가 긴축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며, 이번 동결에 영향이 없진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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