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34세 새 안방마님은 핵인싸? 나성범 인정, 이의리 교정, 김도영 감사 ‘덕아웃을 바꿨다’[MD수원]
[마이데일리 = 수원 김진성 기자] “내리 찍으라고 하시더라.”
KIA는 김태군이 트레이드로 가세한 5일 인천 SSG전부터 8일 수원 KT전까지 4연승을 내달렸다. 전적으로 김태군 덕이라고 하면 말이 안 된다. 그러나 단순히 드러난 수치 이상의 효과가 있는 건 확실해 보인다.
KIA는 김태군과 함께 외국인투수 2명 전원 교체를 일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 프런트가 싸워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든 건 사실이다. 그런데 KIA 선수들 얘기를 들어보면, 김태군이 온 뒤 덕아웃이 뭔가 더 활기찬 흐름이 됐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김태군의 합류로 KIA 포수 타순이 쉬어가는 타순이라는 오명을 벗었다. 김태군이 엄청난 강타자는 아니지만, 절대 무시할 수 있는 타자도 아니다. 그리고 김태군은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PASS/9 1위다. 블로킹과 캐칭이 다소 불안했던 기존 젊은 포수들과 다르다. 4연승 과정을 보면 투수들의 장점을 빨리 캐치해 효율적인 리드를 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재열이 4이닝을 버틸 수 있게 느린 변화구 위주의 투구를 한 부분, 양현종의 슬라이더가 양현종답지 않자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위주의 투구를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KIA 투수들을 처음 접하지만, 김태군 특유의 경험과 직관력이 빛을 발한 실례다. 이런 부분들이 1점을 막고, 1점을 내는 효과가 있다. 단 4경기만, 김태군은 이미 기존 KIA 젊은 포수들보다 확연히 좋은 방망이 실력을 증명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라, 수치로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게 KIA 선수들의 얘기다. 데뷔전이던 5일 경기의 경우, 김태군이 포항에서 이동하느라 경기 직전 합류하면서, 선발 출전하지 않았다. 8회에 투입돼 수비 2이닝과 한 타석을 소화했다.
그런데 이날 중계방송 화면을 보면 김태군이 양현종 등 투수들과 끊임없이 덕아웃 난간에 팔을 편하게 걸친 채 대화를 하고 있었다. 간혹 김태군의 말에 투수들이 웃음을 짓기도 했다. 양현종은 본인의 고유 사인 체계가 독특한 편인데, 김태군이 잘 받아줬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야구 얘기도 했고, 농담도 했을 것이다. 이의리는 “태군 선배님이 워낙 친화력이 좋으시다. 큰 도움이 됐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다소 내성적인 성격이다. 말수가 많지 않다. 정반대 성향의 김태군과 합이 잘 맞았다. 8일 수원 KT전 5이닝 3피안타 8탈삼진 2사사구 무실점은 우연이 아니었다.
이의리는 2군에서 휴식할 때, 투구 과정에서 팔을 타자 방향으로 곧게 뻗지 못하고 옆으로 휘어지는 단점을 발견하고 교정하고 있었다. 이날 역시 이 부분이 관건이었는데, 김태군이 화끈하게 얘기도 해주고 격려해줬다는 후문이다. 김태군은 이의리에게 “그냥 앞으로 내리 찍어라”고 했다. 실제로는 부산 사투리를 섞어 화끈하게(?) 얘기했을 것으로 보인다.
NC 시절 오랫동안 김태군과 함께한 나성범은 웃으며 “태군이를 익히 잘 안다. 파이팅이 좋은 친구다. 내성적인 친구들이 있으면 활기를 줄 수 있는 선수다. 포수로서 파이팅을 주는 역할을 잘 한다”라고 했다. 이밖에 김도영은 “태군 선배님은 삼성에 있을 때부터 먼저 내게 말도 걸어주고 그랬다. 감사했다. 성격이 좋으셔서 금방 적응하실 것이다”라고 했다.
김태군의 실제 성격은 알 수 없지만, MBTI 검사를 해보면 E가 맨 앞에 붙는 선수일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실제로 I인데 인위적인 노력으로 E처럼 보이는 사람도 많다). 어쨌든 이런 선수가 덕아웃에 있으면, 팀 분위기부터 밝아진다. 김태군이 없을 때 KIA 덕아웃 분위기가 나빴다는 게 아니라, 김태군이 오면서 더 활기찬, 좀 더 환기가 된 측면이 확실히 있다.
야구는 1~2명이 하는 스포츠가 아니다. 그라운드에서 모든 일이 벌어지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약 100명의 선수단, 코칭스태프, 프런트, 지원스태프가 6~7개월, 144경기를 동고동락하며 하나의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그라운드에서의 경기력은, 덕아웃의 분위기부터 출발한다는 게 틀린 말이 아니다. 성격 좋고 파이팅 좋은 1~2명의 선수가 전파하는 에너지가, 수치 이상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김태군이 4연승으로 어느 정도 증명한, KIA로선 기분 좋은 효과다. 이런 선수를 왜 이제 데려왔나 싶다. KIA는 김태군을 비FA 다년계약이든 FA 계약이든 오랫동안 묶어야 한다.
[김태군과 KIA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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