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러문항 없어지자 n수생 바람?..."줄세우기 수능 바꿔야"

김현아 2023. 7. 9.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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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킬러문항 배제 발표와 함께, 정부는 '사교육과의 전쟁'을 시작했는데요.

하지만, 킬러문항을 없앤다고 사교육이 줄어들지에 대해선 많은 사람이 회의적인 모습인 데다 N수생이 증가할 조짐도 감지되고 있습니다.

수능 시험 체제 전반의 수명이 다했다는 지적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최근 학원가엔 N수생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습니다.

가뜩이나 올해 수능은 의대와 첨단산업학과 증원, 재학생 감소 등으로 '역대급 N수' 증가가 예상됐는데, 킬러문항 배제 발표 이후 '쉬운 수능'을 기대하고 다시 시험을 보려는 수요까지 몰리고 있습니다.

학원가에선 과거 '물수능' 때 졸업생 응시자가 갑자기 증가한 사례도 거론됩니다.

[00 입시학원 : 근데 반수반은 사실상 지금 마감이 된 상태고, 대기를 하시거나….]

교육계에선 사교육은 결국 '줄세우기 입시'에서 한 발이라도 앞서려는 심리의 문제인 만큼 킬러문항 배제라는 원칙이 사교육 감소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합니다.

[김동춘 / 성공회대 교수 : 입학의 당락을 좌우하는 엄격한 서열과 등급화의 필요에 의해 나온 변별은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시험 제도를 아무리 정교하게 바뀌어도 이 (변별 기능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데….]

사교육을 줄이려면 수능의 경쟁 구조 자체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는 건데,

정시 선발 학생들이 대학 중도 이탈률이 가장 높고 성적은 제일 낮은 데다, 최근엔 '문과 침공'으로 대학 간판만 보고 진학한 뒤 학교나 학과를 옮기는 사례가 늘면서

주요 대학들조차 수능 비중을 줄이고 학생부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공교육이 고교학점제에 절대평가로 전환해 수능과 입시가 바뀌지 않으면 학교 공부 따로, 수능 공부 따로 현상이 빚어지며 사교육이 더욱 팽창할 거란 우려가 큽니다.

[정미라 / 경기 병점고 교사 : 공대생들은 (학교 수업에서) 기하랑 물리를 듣고 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수능을 보는 친구들은요, 기하랑 물리학을 공부하지 않아도 공대에 진학할 수 있습니다. '저 정시 파예요. 학교 수업은 필요 없어요.'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교사로서 자괴감을 느낄 수밖에 없고….]

수능의 '변별 기능'이 이른바 '조국 사태' 이후 대입 공정성 확보 방안으로 부각됐지만, 체계적인 여론 수렴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경훈 / 마산 가포고3 : (뉴스 내용이) '고등학생들은 정시 전형 확대를 지지하고 킬러문항을 없애는 걸 나쁘다고 생각한다'였어요. 목동에 가서 학원 마친 학생들만 취재를 한 겁니다.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목동에만 애들 있니? 가포고에도 애들 있어. 가포고에서 정시 확대 지지 안 해.]

킬러문항 배제가 촉발한 사교육과의 전쟁. 그리고 수능 개편 논의가 뜨거워진 가운데,

올 상반기 예정이던 2028학년도 대입 개편안 발표는 계속 지연되고 있습니다.

YTN 김현아입니다.

영상편집 : 안홍현

그래픽 : 황현정

YTN 김현아 (kimhah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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