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박원순, 극단적 선택[그해 오늘]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020년 7월9일.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내용이었다.
박 시장이 행적을 보면 급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미궁이었다.
공식 외부 일정을 소화하다가 돌연 하루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여비서 성추행으로 피소돼 극단적 선택한 것으로 추정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2020년 7월9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정세균 국무총리와 점심 약속을 취소했다. 당일 오전 전화로 급박하게 이뤄진 일정 변경이었다. 박 시장이 고한석 서울시장 비서실장과 면담한 직후 내린 결정이었다. 이후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출근하지 않고 예정된 공식 일정 모두를 취소했다.
박 시장 딸은 오후 5시 아버지가 실종됐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이상한 말을 남기고 집을 나선 이후 전화기마저 꺼져 불안하다고 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이튿날 0시1분,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 인적이 드문 산속에서 박 시장은 숨진 채 발견됐다. 타살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박 시장의 유서가 공개됐다.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모두 안녕.’ 극단적 선택을 암시한 내용이었다.
유서에는 ‘왜’가 없었다. 박 시장이 행적을 보면 급작스럽게 극단적인 선택을 한 이유가 미궁이었다. 박 시장은 전날까지만 해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면담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시정을 홍보했다. 공식 외부 일정을 소화하다가 돌연 하루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배경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성범죄 연루 가능성이 유력한 이유로 꼽혔다. 박 시장은 실종 전전날 여비서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박 시장은 모종의 경로를 통해 자신이 피소된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종 하루 전날이었다. 이후 심경의 변화가 일어 극단적 선택했다는 것이다.
수사로써 박 시장의 성범죄 유무가 확인되지는 않았다. 피고소인(박 시장) 사망으로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됐다. 다만 법원에서 박 시장의 성범죄는 인정됐다. 피해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또 다른 가해자가 재판을 받으면서 드러났다. 법원은 박 시장이 여비서를 상대로 음란한 사진과 문자를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박 시장의 성범죄를 인정했다.
박 시장 자신도 혐의를 부인하지 않은 정황도 있다. 실종 당일 서울시 젠더특보에게 ‘이 파고를 넘기기 힘을 것 같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간접적으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시장은 생전 인권변호사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부천 경찰서 성고문 사건,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 등을 변호하며 여성 인권 신장에 애썼다. 이런 인물이 성범죄로 피소된 것을 두고 비난이 뒤따랐다.
전재욱 (imfew@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로시 IAEA 총장 "수영도 가능"…'오염수 안전' 의견 쏟아내
- 원주 감악산서 등산객 돌에 맞아 추락…50대 심정지 상태 이송
- 배터리 아저씨는 왜 증권사 리포트를 안 믿었나[최훈길의뒷담화]
- "인체 해부 목적 살해"...세상 경악케 한 엽기 10대 살인마[그해 오늘]
- ‘피프티 피프티’ 사태로 소환된 이 단어…"바이아웃이 뭔가요"
- '무급도 OK'…3명 뽑는데 1만3000여명 몰렸다, 왜
- "일단 눕자" 10년간 직업은 '환자'…보험금 수억원 꿀꺽[보온병]
- 함께 술 마신 뒤…고양 빌라 4층 옥상서 모녀 추락해 사망
- 의왕 아파트 여성 노린 20대男 모습에 '경악'...결국 구속
- 소트니코바 도핑 고백 논란에 즉답 피한 WADA "IOC에 물아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