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균렬 교수 "日 오염수 방류, 엔진폭발 차량 세차수 버리는 격"

제주방송 신동원 2023. 7. 8.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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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서균렬 교수 초청 日 원전 오염수 관련 대중강연 열려
오늘(8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대중강연에서 강연을 하는 서균렬 교수.(사진, 신동원 기자)


"엔진이 폭발한 차량을 폐차 전에 세차하고 그 물을 버리는 셈이에요. 엔진에 꼈던 온갖 찌꺼기가 함께 나오겠죠."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를 반대하는 대표적 전문가인 서균렬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오늘(8일) 저녁 제주한라대학교 아트홀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같이 설명했습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제주도민행동'이 마련한 이날 강연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하는 대중 강연이어던 만큼, 복잡한 수식이나 방대한 데이터 대신 비유를 섞거나 이해가 쉽게 단순화한 설명으로 전체 맥락을 짚어주는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강연장에는 실제 바다에서 생업 활동을 하는 제주해녀를 비롯해, 어민들의 우려에 대해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내용을 들으러 왔다는 수협 직원, 어머니가 하는 해녀 일이 걱정스러운 중년의 딸, 이 문제에 대해 보다 잘 알고 싶다는 대학생, 농민 등 여러 도민들이 찾았습니다.

서 교수는 "차량을 폐차하는데 멀쩡한 차량을 폐차할 때는 세차를 하고 폐기할 수 도 있다. 그 차량이 정상 차량이라면 세차한 물을 버려도 지장이 없을 것이다"라며 "근데 폐차할 차량이 사고 차량이라면, 엔진이 폭발한 사고 차량인데 폐차를 하기전에 세차를 하게 되면, 엔진에 낀 온갖 찌꺼기들이 나오게 될 것이다. 이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전까지 사고 원전에서 이런 식으로 오염수를 방류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체르노빌은 사람이 들어가 봉합했고, 미국(쓰리마일 원전사고)도 고작 1,000톤 정도 버리려고 하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서 (바다가 아니라)아이다호에 갖다 버렸다. 일본이 하는 것은 인류 초유의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오늘(8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대중강연에서 강연을 하는 서균렬 교수.(사진, 신동원 기자)


특히, 서 교수는 "제주도는 일본 해양수 방류의 영향에서 좋든 싫든 우리나라 최전방에 있다"며 "제주해녀도 우리 국민인데, 오염수에서 나오는 감마선을 괜찮을 수 있지만 베타선은 해녀복을 뚫을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일본이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면 10년 후에나 제주 바다에 도달할 것이라는 최근 정부 발표에 대한 반박으로, 일본 방류 후 6~7개월이면 오염수가 제주바다에 도달할 것이라는 독일의 헬름홀츠해양해양연구소의 연구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서 교수는 독일의 연구 결과를 제시하면서 '과학적인' 계산에 의한 모델링도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는데,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특정 연구 결과만을 맹신하도록 하는 것은 문제가 있는 태도라고 지적했습니다.

최근 발견돼 논란이 됐던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된 우럭에 대해서도 언급했습니다.

서 교수는 "우럭이 세슘이 뭉쳐 있는 '열점'에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우럭은 물론, 인근 플랑크톤도 영향을 받았을 것. 세슘 등 방사성 물질은 흡착성을 갖고 있는데 아무리 널게 퍼트린다고 해도 방사성 물질이 열점으로 뭉칠 가능성이 있다. 세슘 우럭 같은 것이 세상에 단 한마리만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최소한 일주일에 1회씩 상시적인 전수조사를 통해 표층수와 증층수, 심층수 등 여러 수심의 해양수를 조사하고, 갈조류와 어폐류, 갑각류 등 여러 종류 바다생물에 대한 광범위한 안전성 조사를 해야 한다며, 그 이전까지 안전하다고 정부 발표하는 건 유보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서 교수는 일본은 방류를 하려는 자국의 결정을 되돌리고 주요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가 도달하는 2041년까지 오염수를 가둬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 교수는 "사고가 발생한 이후 12년이 지났다. 세슘, 스트론튬은 앞으로 18년이면 절반으로 떨어진다. 삼중수소도 반감기가 12년이다. 앞으로 18년만 더 두면 방사성 물질이 반감될 것이다"라며, "그 이후에 오염수를 담수로 쓰거나 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서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핵기계공박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1996년부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원자핵공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2012년에는 한국원자력학회 부회장을 맡기도 했습니다. 

오늘(8일) 제주한라대학교 한라아트홀에서 열린 서균렬 교수 대중강연. 사진은 강연 마무리 후 기념촬영. (사진, 신동원 기자)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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