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고진의 변장술…자택 옷장서 가발 나와

무장 반란을 일으킨 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이 지난달 24일(현지 시각) 점령 중이던 러시아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철수하면서 주민과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상대로 반란을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철회한 예브게니 프리고진 바그너그룹 수장의 자택에서 각종 변장 도구가 발견된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고진이 러시아 곳곳을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던 배경을 추측할 수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7일(현지 시각) 러시아 보안 당국이 지난 5일 프리고진의 러시아 상트페테부르크 자택을 급습해 옷장에서 가발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개인 앨범에는 프리고진이 변장한 사진이 있었다. 프리고진은 사진에서 군복을 입고 가짜 수염을 단 채 리비아 국군 깃발을 배경으로 서 있거나 카피예(아랍 남성 두건)에 갈색 수염과 가발을 매치한 모습이었다.

앞서 프리고진의 변장 사진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확산했고 그를 조롱하기 위해 조작한 사진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가디언은 프리고진의 이마와 미간 주름, 여드름이 모든 사진에서 일관되게 확인되고 있다며 조작이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프리고진의 한 사진에 노출된 어두운 금발 가발이 그의 옷장에 진열됐던 가발과 일치하며, 허술한 조명과 어색하고 일관성 없는 촬영 각도 등도 사진이 진짜일 가능성을 뒷받침한다는 것이다. 가디언은 다만 이 사진들이 진짜라고 “확신하긴 어렵다”고 했다.

프리고진은 지난달 러시아에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가 알렉산드로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의 중재로 철수했다. 프리고진은 러시아의 군사 동맹국인 벨라루스로 떠났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지난 6일 프리고진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다며 “지금은 아마 모스크바나 다른 곳에 갔을 것”이라고 했다. 현지 언론은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있으며 다수 도시에서 목격됐다고 보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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