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수 관로 보수하다 유독가스 질식 3명 사상(종합)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 화순의 한 정수장에서 누수 관로 보수작업을 하던 작업자들이 유독가스에 질식돼 1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관리가 부실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면서 해당 업체와 관할 지자체에 대한 조사가 진행중이다.

8일 화순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40분께 화순군 춘양면 춘양정수장에서 누수 관로를 수리하던 작업자 2명과 청원경찰이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잇따라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 중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던 수리업체 직원 A(41)씨는 맥박이 잠시 돌아오기도 했으나, 이날 새벽 결국 숨졌다.

의식저하 상태에서 발견된 50대 작업자 B씨와 호흡 곤란 증세를 보인 청원경찰 C씨는 응급처치 덕에 생명에는 지장에 없는 상태다. 소방대원 4명도 현장에서 어지러움증을 호소했으나, 치료 후 모두 양호한 상태로 회복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비좁은 지하공간에서 양수기를 이용해 작업을 하던 중 유독가스인 일산화탄소가 빠져 나오지 못해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중이다.

특히, 야간에 지하에서 작업이 이뤄졌음에도 산소마스크나 구명줄과 안전장비는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고 유해가스 농도도 측정하지 않은 채 작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해당 업체와 관할 화순군청을 상대로 안전조치 여부를 파악중이다.

고용노동부도 화순군청이 중대재해처벌법 대상인 점을 감안해 안전지침 위반 여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무미의 유독성 가스로 공기 중에 0.001%만 들어 있어도 중독을 일으킨다. 0.06%에서 1시간 이상 작업하면 실신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르게 된다.
현행 안전보건규칙은 밀폐공간에서 작업할 경우 산소나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해고 작업 중에는 환기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안전관리자를 반드시 배치토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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