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위기라고? ‘뜬뜬’ 100만 구독자가 말해주는 것 [Oh!쎈 초점]
[OSEN=김채연 기자] 정말 유재석의 위기일까? 최근 시청률 하락세를 겪고 있는 ‘런닝맨’, ‘놀면 뭐하니’ 등으로 인해 유재석의 위기설이 다시 대두됐다. 결국 ‘놀면 뭐하니’는 멤버 교체에 들어갔고, ‘런닝맨’은 토크와 레이스를 적절히 섞으며 위기 탈출을 꿰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유재석의 유튜브 입성을 알린 ‘뜬뜬’ 채널이 100만 구독자를 돌파해 시선을 사로잡는다. 정말 유재석의 위기라면, ‘뜬뜬’이 100만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었을까.
지난달 디즈니+ 오리지널 예능 '더 존: 버텨야 산다 시즌2'(이하 '더 존2')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유재석은 ‘유재석의 위기’에 대해 어떻게 고민하고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유재석의 위기’는 매해 따르는 단어다. 그렇다고 그걸 극복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하나를 고민하지는 않는다”고 답했다.
유재석은 “제작진과 함께하는 가치, 그리고 한 주의 즐거움을 어떻게 드릴까 고민한다. 사실 프로그램 존폐여부는 저희가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관심을 받지 못했다면 없어지는 게 맞다. 하지만 노력해 충분히 좋은 상황을 만들 수도 있다. ‘위기’라는 단어에 집착하기 보다 한주 한주 재미에 집중하며 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석이 프로그램 런칭 제작발표회에서 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을 정도로 프로그램이 실제로 어려웠던 상황은 숨길 수 없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위기가 곧 유재석의 위기는 아니다.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을 운영하고 있는 이용주는 “제가 코미디언 출신이기도 하지만 어떻게 보면 유튜브를 저희 가게처럼 하고 있다. 유재석 선배님이 유튜브에 들어온다고 했을 때 ‘아..이건 대기업이 재래시장 침해하네’라고 생각했다”라며 “제가 백종원 선생님까지도 오케이했는데. (유재석은) 동종업계다. 너무하시다고 생각했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215만 구독자를 보유한 피식대학도 거대 예능인인 유재석이 유튜브까지 들어올 줄은 몰랐다는 것.
이에 유재석은 “본의 아니게 결례를 끼쳤다. 조심스럽긴 했는데 기존에 활동하신 분들께는 죄송하다”고 사과를 전했다.
이용주는 유재석이 유튜브에서 활약하는 모습에 “내심 그런 마음도 있었다 유재석 선배님이 큰 방송국에서 너무나 대단하신 분이긴 하지만, 이렇게 단출하고 러프한 환경에서는 빈틈을 보이실 거라고 생각했다. 근데 너무 재밌었다. 한편으로는 허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에 유재석은 “용주가 말을 예쁘게 했지만 ‘쪽박 한번 쳐봐라’라는 마음이었을 거다. 사람이 그래요, 여기(유튜브)가 쉬운 바닥이 아니라고 생각했을 거다”라고 했고, 이용주는 “이런 느낌인 거다. 조기 축구랑 프리미어리그는 다르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손흥민 선수가 조기축구에서도 잘하는 거다. 에휴 내가 설 곳은 어디인가”라고 비유했다.
이용주는 제작진의 연출 시스템 속에서 빛을 발하는 유재석의 능력이 유튜브에서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오히려 유튜브에서 유재석의 토크 능력이 빛났고 TV, OTT는 물론 유튜브까지 섭렵한 유재석에 감탄을 전했다.
이를 들은 유재석은 “이 생태계에서 공통점은 많은 분께 즐거움을 드린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유재석의 말에 답이 있었다. 유재석은 오직 시청자들의 즐거움을 위해 웃음을 전한다. 그건 유튜브에서도 TV, OTT에서도 같다.
유재석은 연예대상만 19개를 보유한 국민 MC이자 11년 연속 갤럽 선정 ‘올해의 예능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대중을 넘어서 국민적 지지를 얻는 인물이다. 티비 속 유재석이 나에게 웃음을 주는 존재라면, 유튜브 속 유재석은 그의 진짜 웃음을 보는데 의의가 있다. ‘핑계고’는 오직 유재석이 자신의 절친한 이들을 불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이들을 부른 이유를 산책, 보양식, 아침 식사, 명절 인사 등으로 핑계를 대는 프로그램이고, 오직 노가리를 까는 것 외에는 큰 움직임도 없다.
유재석과 함께 노가리를 까는 인물은 그의 오래된 친구가 되기도, 절친한 후배가 되기도, 아끼는 동생이 되기도, 또 초면인 스타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유재석은 그동안 쌓아왔던 자연스러운 토크 능력으로 분위기를 이끌고 시청자들을 토크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듣다 보면 궁금해지는 맛이 있다. 그런 맛에 100만 구독자를 보유할 수 있었다.
유재석의 위기가 매해 대두되는 것은 그만큼 우리가 유재석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가 늘 그 자리에 있었으면 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면하는 욕심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유재석이 이러한 대중의 욕심을 부담감을 받기보다 어떻게 즐거움을 전할지 고민하며 발전하고 있다. 돌아오는 주말마다 유재석이 또 어떤 웃음을 선사하게 될까. 또 우리는 유재석의 어떤 모습에 웃음짓게 될까.
/cykim@osen.co.kr
[사진] OSEN DB, 방송 캡처, 프로그램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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