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원→2.6만원→8.7만원…정리매매 종목의 위험한 ‘불꽃놀이’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kdk@mk.co.kr) 2023. 7. 8.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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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출처 : 연합뉴스]
상장폐지를 앞두고 주가가 급등락을 거듭하던 우선주들이 정리매매 기간 중에도 극한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정리매매 종목이 되면서 상·하한가 규제가 사라져 하루 만에 70% 넘게 폭락했다가 다음날 200% 폭등하는 등 어지로운 롤러코스터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오는 14일 정리매매가 마무리되면 비상장 주식으로 전환되는 종목인 만큼 투자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이날 삼성중공업 우선주는 전일대비 5만1300원(196.55%) 폭등한 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네트웍스우가 65.07% 오른 것을 비롯해 DB하이텍1우(35.03%), 현대비앤지스틸우(32.04%), 흥국화재2우B(23.73%) 등도 일제히 급등했다.

이들 5개 우선주는 오는 17일 상장폐지가 확정된 종목들이다. 상장 주식수가 20만주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지난해 말 관리종목에 지정됐고 6개월이 흐른 지난달 말 상장폐지가 확정됐다. 전날부터 시작된 정리매매는 오는 14일 종료될 예정이다.

정리매매 첫날이었던 전날에는 일제히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중공우(-73.53%), SK네트웍스우(-51.79%), 현대비앤지스틸우(-48.24%), DB하이텍1우(-28.17%) 등이 큰 폭의 주가 하락을 나타냈다. 흥국화재2우B(0.00%)만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정리매매 종목은 원활한 거래를 위해 ±30%인 상·하한가 적용을 받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리매매 종목은 변동성이 큰데 이들 우선주는 그중에서도 역대급의 변동성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중공우의 경우 거래정지 직전인 지난달 30일 종가가 9만8600원이었는데 전날 반토막이 난 5만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주가가 또다시 반토막이 나면서 2만5800원에 마감했다. 그러다 이날은 주가가 전날 종가의 2배인 5만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8만7100원까지 치솟았다. SK네트웍스우도 이날 1만6650원에 개장해 장중 2만7100원까지 올랐다가 1만8900원에 마감하는 등 주가가 요동쳤다.

이들 5개 우선주의 정리매매 기간 중 주가 급등락은 이미 어느 정도 예고됐었다. 정리매매는 상하한가 제한이 없는데다 실시간 체결이 아닌 30분 단일가 매매 방식으로 거래된다. 30분 동안 호가를 접수한 뒤 주문을 일괄 체결하는 방식이다. 즉 개장 후 오전 9시 29분까지 다량의 허위 매수 호가를 내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꾸민 뒤 오전 9시 30분 거래가 체결되기 전에 매수 주문을 모두 취소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정리매매 종목은 추종 매수에 나서는 일반 개인 투자자를 노린 단타 투기꾼들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가 잦다.

특히 이번 정리매매 5개 우선주들은 상장폐지를 앞두고도 주가 부침이 상당히 심했다. 흥국화재2우B는 지난달 21일부터 이틀 연속 상한가를 찍었고 현대비앤지스틸우는 거래정지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30일 뜬금없이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증권가에서는 5개 우선주 투자에 대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일반적인 상장폐지와 달리 보통주의 상장은 유지되는데 우선주만 유통물량 규제를 맞추지 못해 상장폐지되는 이례적인 상황이기는 하나 여전히 우선주의 가격이 보통주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통상 우선주는 보통주 주가의 70~80% 선에서 거래된다. 현재 삼성중공업 보통주는 7000원선이나 상장폐지되는 우선주는 이보다 가격이 10배 가량 높아 여전히 비정상적인 시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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