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숫자 세는 데 1억 원‥그것도 엉뚱한 데 설치?
[뉴스데스크]
◀ 앵커 ▶
부산의 한 지자체가 1억 원을 들여 '스마트 방역장비'를 설치했습니다.
알고 보니 '모기 숫자'를 세는 기계였는데, 비싼 돈 들이고도 엉뚱한 곳에 설치해서 제 역할도 못 하고 세금만 새고 있었습니다.
조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수영사적공원 인근 주택가.
작은 화단 안에 기계 하나가 놓여있습니다.
2년 전 도시재생사업 일환으로 설치한 스마트 방역 장비입니다.
세금 1억 원을 들인 이 장비가 하는 일은 모기 숫자를 세는 겁니다.
공원 일대에는 현재 모기측정기 4대가 설치돼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인근이 평소 모기가 많아 민원이 잦다거나, 그런 방역 취약지가 아니란 점입니다.
알고 보니 모기 방역에 필요한 지표 지역이 아닌 엉뚱한 곳에 설치돼 모기 숫자를 세도 방역 통계로 이용할 수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국토교통부) 사업을 잘 받아서 하긴 했는데, 이거에 대한 효용성이라든지 이런 건 없었고요."
투입된 예산만 1억 원이 넘는데 왜 이런 곳에 설치했을까?
도시재생사업으로 예산을 받아놓고 정확한 검증도 없이 사업을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노후된 건물이 많고 그런 지역일수록 모기의 양도 많고 또 사적 공원이 있기 때문에 그런 지역에 설치를 했던 부분이고요."
더 큰 문제는 국고보조금 사업이라 쓸모가 없는데도 2년 더 유지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매달 170만 원, 연간 1천7백여만 원의 유지비가 따로 듭니다.
[부산 수영구청 관계자] "유지보수계약을 더 이상 안 하는 걸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돈을 들여서 식물인간 상태로 (기능) 유지만 할 것이냐, 아니면 그냥 인공호흡기를 뗄 것이냐의 차이죠."
비슷한 사례는 또 있습니다.
1억 1천500만 원을 들인 이 미세먼지 알림 서비스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인근 주민] "요즘은 다 휴대폰으로 볼 수 있어서 차라리 저걸 설치할 돈이면 카메라 설치해서 위험한 거 더 잡아주는, 그런 걸 해주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싶어요."
미세먼지 알림서비스 역시 기한이 있는 국고 보조금 사업이라 효용이 낮더라도 매년 1천만 원의 유지비를 써야 하는 상황입니다.
MBC뉴스 조민희입니다.
영상취재 : 이경수(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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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이경수(부산)
조민희 기자(lilac@busa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0141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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