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대표팀, 월드컵 출정식…"대형 사고 치겠다"
지소연 "우리가 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될 거라고 믿어"
(서울=연합뉴스) 설하은 기자 =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출정식을 갖고 16강 이상에 올라 '이변을 연출하겠다'는 출사표를 냈다.
여자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평가전 겸 출정경기에서 2-1로 역전승 한 뒤 월드컵 출정식을 가졌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에는 콜린 벨호의 슬로건인 '고강도 - 높고 강하게 도전하라'가 쓰인 대형 현수막과 태극기가 깔렸다.
출정식에서는 여자축구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영상이 먼저 상영됐다.
영상에 나타난 지소연(수원FC)은 "나는 프리킥으로 골을 넣을 것"이라고 다짐했고, 박은선(서울시청)은 "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대형 사고를 칠 것"이라며 결연한 모습을 보였다.
영상이 끝난 뒤 강채림(현대제철)을 시작으로 월드컵에 나서는 23명의 선수가 한 명 한 명 소개되며 그라운드에 모습을 다시 드러냈다.
2007년생으로 한국 선수 역대 최연소로 월드컵에 나서는 케이시 유진 페어(PDA)는 긴장한 듯 수줍게 웃으며 등장했고 관중은 뜨거운 박수와 환호로 맞이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을 모두 소화하며 최종 명단 23인에 이름을 올렸지만 이날 아이티와의 평가전에는 벤치에 앉아 경기를 지켜봤다.
이금민(브라이턴)은 옆돌기를 하며 등장했고, 금발을 휘날리며 등장한 조소현(토트넘)에 이어 '지메시' 지소연이 호명되자 관중의 환호는 최고조에 달했다.
코치진에 이어 콜린 벨 감독이 마지막으로 등장해 한국 선수단과 코칭스태프는 완전체로 대형 태극기 앞에 섰다.
콜린 벨 감독은 한국 축구 팬을 향해 한국어로 "저는 한국을 진짜 사랑한다. 여자 대표팀을 많이 사랑한다"고 인사한 뒤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호주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대표팀 공격수 강채림(현대제철)은 "공격수다 보니, 월드컵에 가서 골 넣는 게 목표"라고 말했고, '지메시' 지소연은 "이번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서 우리가 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될 거라고 모두 믿고 있다"며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쳤다.
캡틴 김혜리는 "4년 동안 많은 땀을 흘리며 준비했는데 월드컵에서 낮은 자세로 두려움 없이 멋지게 도전하고 오겠습니다"고 선언했다.
출정식에 참석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여자 대표팀이 호주에서 멋진 신화와 드라마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16강 그 이상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응원의 메시지가 적힌 대형 롤링페이퍼를 전달해 자리를 빛냈다.
태극전사 23명과 코칭스태프는 경기장 중앙에 놓여 있던 대형 태극기 주변에 둘러섰고 한 손으로는 태극기를 잡고 남은 한 손은 관중을 향해 흔들며 경기장을 한 바퀴 도는 출정 인사를 했다.
이후 힙합 레이블 AOMG 소속 사이먼 도미닉, 로꼬, 쿠기, 그레이, 우원재 등이 그라운드에 나서 '힙한 그라운드'를 주제로 콘서트를 열었고 선수들과 어울려 함께 뛰며 대표팀의 사기를 올렸다.
이날 아이티와의 평가전 하프타임에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영표와 김태영, 2003 여자 월드컵 출전 선수인 이명화, 김진희 등 한국 축구의 레전드가 참여해 여자대표팀의 월드컵 선전을 응원하는 챌린지 게임이 열렸다.
이명화는 "자랑스러운 후배들아, 이번에는 4강 가자!"라며 큰 목소리로 외쳤고, 김진희는 "여자 축구 역사상 전에 없던 성적을 이번 월드컵에서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하겠다"고 응원했다.
선수단은 응원에 화답하듯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최종 모의고사에서 지소연의 동점 페널티킥 골과 장슬기(현대제철)의 환상적인 중거리 슛에 힘입어 아이티에 2-1로 역전승을 거둬 오는 10일 호주행 비행기를 기분 좋게 타게 됐다.
한편 아이티 선수들은 경기 뒤 그라운드를 한 바퀴 돌며 경기장을 찾은 관중을 향해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었다.
한국 팬들도 월드컵 조별리그 D조에 속해 잉글랜드, 덴마크, 중국과 16강 진출을 노리는 아이티 선수단을 향해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와 환호를 화답했다.
경기장을 찾은 9천여 명의 관중에게는 현대자동차 캐스퍼, 호주 왕복항공권, 대표팀 선수의 친필 사인이 담긴 유니폼 등이 추첨을 통해 전달됐다.
soru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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