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한 잔 쯤이야~’ 운전대 잡았다가 파국…‘방지장치’ 입법 주목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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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서운 사고는 처음이었다니깐, 생각할수록 끔찍해."
지난 3일 경기도 오산시 오산우체국 인근 횡단보도 인근에서 만난 한 상인은 6일 전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떠올리고는 갑자기 몸을 떨었다.
승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재수가 없어 단속에 걸린다'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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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사상’ 오산 음주뺑소니 차량 압수
“난 괜찮아” “재수 없어서 단속 걸려”
잘못된 자기 확신이 음주운전 불러
“잠재적 살인행위” 강력 처벌 촉구 속
시동잠금장치 부착 의무 법안 잇따라
“그렇게 무서운 사고는 처음이었다니깐, 생각할수록 끔찍해.”
지난달 27일 오후 1시40분쯤 술에 취해 차를 몰던 A(25)씨는 이 횡단보도에서 길 건너던 시민 3명을 치고 달아났다. 70대 여성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고, 나머지 2명도 다쳤다.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된 A씨는 운전면허 취소(0.08%) 수준을 훌쩍 넘긴 혈중 알코올 농도 0.2%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았고, 뺑소니 5분 전에는 접촉 사고를 낸 것으로도 드러났다. 오산 오색시장 인근인 사고 장소는 초등학교와 맞닿은 어린이보호구역이며, 평소 서행이 당연해 이번 일로 주변 상인에 큰 충격을 안겼다.
경찰은 A씨 차량을 압수, 검경의 음주운전 방지대책 첫 번째 사례로 기록됐다. 지난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차량 압수·몰수는 5년 내 음주운전 2회 이상 전력이 있는 상황에서 보행자 등을 다치게 하거나 3회 이상 전력자의 단순 음주운전에도 적용된다.
◆그들이 더 잘 아는 음주 이유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으면 차는 거대한 흉기로 변한다. 이처럼 살인 행위에 준하는 데도 음주운전 범죄는 끊이지 않는다. 음주운전을 반복하는 이도 적잖다.
관련 범죄로 처벌받았거나 처벌을 앞둔 이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구체적으로 음주운전 이유가 언급된다. 한 누리꾼이 “운전만 해도 긴장하는데 음주 상태로 차를 모는 건 무슨 이유일까”라며 “난 술을 마셔도 운전을 잘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해서일까”라고 올린 글에 ‘바로 그거다’라는 취지로 댓글들이 달렸다. ‘나는 괜찮겠지’라는 생각에 운전대를 잡았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고를 경험하는 일종의 자만이라는 지적이다. 후회해도 때는 늦었고 반성해도 소용없으니 술 마시고 운전석 앉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는 조언도 눈에 띈다. 엎질러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며 자신을 책망하는 이도 있었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잘못된 ‘자기 확신’을 음주운전 반복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했다.
승 연구위원은 통화에서 “음주운전을 하면 안 된다는 게 아니라 ‘재수가 없어 단속에 걸린다’는 잘못된 생각이 팽배한다”고 짚었다.
‘난 술을 마셔도 사고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비정상적인 확신 증폭으로 음주량이 많아지고 결국 비참한 사고를 일으킨다는 얘기다.
승 연구위원은 나아가 음주운전은 무고한 생명에 피해를 주는 살인 혹은 살인에 준하는 범죄라면서 국가도 같은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방지장치’ 입법 주목
음주운전에 대한 강력한 처벌 촉구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전력자의 면허 재취득 시 음주 상태에서 시동 걸리지 않게 하는 ‘방지장치’ 부착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잇따라 국회에 상정돼 관심이 쏠린다. 사후 처벌도 중요하지만, 애초 음주운전의 싹을 자르는 방법에 주목한 입법 움직임이다.
지난 5월24일 국회 법안심사소위에 올라온 ‘도로교통법 일부 개정안’의 대표 발의자인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국민은 음주운전 습관을 효과적으로 제어할 장치라면 어느 정도 비용을 수반해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며 방지장치 부착 의무화의 입법 배경을 밝힌 바 있다. 앞서 2021년 4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같은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면서 “음주운전의 사회적 해악이 매우 큼에 따라 상습성과 위험성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다”고 언급했었다.
이들 법안의 국회 통과 시 운전자의 음주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의 국내 상용화도 탄력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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