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시신, 쓰레기봉투에” 매정한 부모들 잇따라 구속

5년 전 생후 6일 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그 시신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한 친모가 8일 구속됐다.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아동학대치사·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이날 광주지법이 발부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8년 4월 광주 광산구의 주거지에서 생후 6일이 된 딸을 방치한 상태로 두고 3시간가량 외출해 아기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광주 영아 유기 친모. 연합뉴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육아 스트레스에 시달려 아이를 두고 외출했고, 귀가해보니 아이가 겉싸개 모자에 얼굴이 덮여 사망해 있었다’고 진술했고, 아이를 그다음 날 새벽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했다고 자백했다. 

A씨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해 전국적으로 진행된 전수조사 전화를 받고 범행이 들킬 것을 우려, 지난 6일 자수했다.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한 A씨는 모자를 뒤집어쓰고 얼굴을 가린 채 “5년 전 왜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같은날 수원에서는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친모 몰래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와 외할머니도 구속됐다.

수원지법 김정운 부장판사는 “범죄 혐의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며 친부 40대 A씨와 외할머니 60대 B씨의 살인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2015년 3월 친모 C씨가 낳은 남자아이를 출산 당일 병원에서 집으로 데려가 하루 동안 방치해 숨지게 하고, 다음날 아이의 시신을 인근 야산에 매장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친모 몰래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왼쪽)와 외할머니가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A씨와 B씨는 아이가 다운증후군이라는 사실을 알고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어 남편과 어머니의 범행 사실을 알지 못했고, A씨는 C씨에게 “아이가 아파서 사망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날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 용인 동부경찰서를 나서며 “살인 혐의를 인정하느냐”, “아이가 아파서 범행한 것이 맞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연신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