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 당한 이주노동자는 ‘구금’…때린 10대들은 ‘귀가조치’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7. 8.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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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4명, 이주 노동자 집단 폭행
지나가던 차량도 주변 민가도 도움 외면
[사진 = KBS 뉴스 갈무리]
경기도 포천에서 10대 4명이 이주 노동자를 1시간 이상 집단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8일 KBS에 따르면, 지난 1일 포천의 한 도로에서 10대 청소년 4명이 이주 노동자 A씨를 “불법체류자로 신고하겠다”고 겁박하며 폭행했다.

A씨는 지나는 차량과 주변에 여러 차례 도움을 요청했지만, 외면당한 채 1시간 이상 폭행을 당했다.

당시 현장 CCTV에는 A씨의 오토바이 옆으로 10대들이 탄 오토바이 두 대가 따라붙어 A씨를 멈춰 세우는 모습이 담겼다. 이들은 A씨의 무릎을 꿇린 뒤 밀거나 질질 끌고 다니며 무차별 폭행을 가했다.

다른 이주 노동자 B씨는 KBS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들이 지갑이 있냐고 물어봤다”면서 “지갑이 없으면 경찰에 신고한다고 그랬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건 당시 A씨는 길 위에 엎드린 채 지나가는 차들에 손을 뻗어 구조를 요청했다. 1시간여 동안 수십 대의 차량이 지나갔지만, 도와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B씨는 “민가로 도망가려고 했는데 여기서도 할아버지, 할머니가 집에 들어오지 말고 나가라고 그랬다”고 했다.

이들의 폭행은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멈췄다. 경찰에 따르면 가해자 4명 중 2명은 촉법소년이었으며, 이들을 공동폭행 혐의로 입건했으나 귀가 조치됐다.

반면 피해자인 A씨는 미등록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구금됐다. A씨 변호인은 “피해자는 구금돼 있고 가해자들은 결국 집으로 돌아간 상황”이라며 “중범죄 피해자의 경우에는 통보 의무가 면제돼 있는데 출입국에 바로 인계한 부분도 적절치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외국인 범죄 피해자를 위한 단기 체류 비자를 신청했지만, 발급 여부는 불확실한 상태다. 비자가 발급되지 않으면 A씨는 강제 출국당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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