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음악 진짜 좋아하는 애" 손열음의 '새로운 도전'
[앵커]
손끝으로 감동을 전하는 건반 위의 젊은 거장,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젊은 거장' 이런 호칭 들으실 때 어떤 느낌이 드세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이상한 것 같아요.]
[앵커]
이상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손열음/피아니스트 : 네, 단어가 좀 어폐가 있지 않나, 젊은 거장이라는 게…]
[앵커]
그렇군요. 지난달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연주 투어를 마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을 칠 수 있어서 행운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면 언제쯤 이렇게 치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비교적 젊은이라고 표현을 하신 건지…
[손열음/피아니스트 : 네, 저는 최소 60대…]
[앵커]
그래요? 그럼 60대 때는 또 다른 걸 도전하실 겁니까?
[손열음/피아니스트 : 다른 것도 하고 싶고, 하지만 모차르트도 그때쯤에 또 다시 한번 해보고 싶은 게 소망이에요.]
[앵커]
아 그때의 느낌은 또 다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듭니다. 2011년 세계 3대 콩쿠르로 꼽히는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과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특별상까지 받았는데, 그 순간이 아직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면서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네, 그때는 정말 잊혀지지가 않는 것 같아요. 그 무대 자체는 꿈의 무대였기 때문에 막상 가서는 조금 꿈속에 살고있는 것 같은 기분이 좀 들었었어요. 아직 다시 생각해도 행복한 기억이에요.]
[앵커]
아쉬웠던 점은 없었습니까?
[손열음/피아니스트 : 그 모차르트 협주곡 연주했을 때는 정말 아쉽거나 뭐 더 기대하거나 이런 거 없이 그냥 그저 행복했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앵커]
정말 행복하게 치고 내려왔던, 이때 연주했던 영상이 유튜브에서 21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본인 손열음 씨께서도 가끔 찾아보십니까?
[손열음/피아니스트 : 전 전혀 안 봐요. (전혀 안 보세요?) 네, 전 제 영상 보는 것도 너무 안 좋아해서… (왜 안 좋아하시죠?) 그냥 저는 모니터링용으로만 보고 그러니까 한마디로 제가 볼 때는 조금 오답 노트 보듯이…]
[앵커]
뭔가 괴로운 부분도 있으시군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뭔가 고칠 건 없을까, 여기서 뭘 더 잘해야 하지, 이런 식으로만 보기 때문에 감상이 되거나 이러지는 않는 것 같아요.]
[앵커]
최근에 아까 중요하게 생각했던, 차이콥스키 콩쿠르 기악 부분에서 우승자들이 탄생했습니다. 그 소식 접해보셨죠?
[손열음/피아니스트 : 요새는 한국 연주자들이 너무 잘하시고,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그런 나라, 클래식 음악가들을 배출한 나라가 있다면 한국이 손에 꼽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현재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인정받고 있지만 본인은 살아있을 때 인정받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면 어떤 동력이 있기에 손열음 씨가 지금까지 계속해서 피아노를 치고 싶을까 궁금해지거든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저는 딱 하나인 것 같아요. 제가 이거를 근래에도 또다시 깨닫는 계기가 있었는데 그냥 진짜 그 음악이 너무 좋아서…]
[앵커]
아무리 좋아하는 일이라도 30년 넘게 하면 뭐 번아웃이라든가 조금 지루해지는 시간이라든가 이제 막 꼴도 보기 싫다, 이렇게 생각 들 것 같기도 한데…
[손열음/피아니스트 : 물론 그럴 때도 있고 이게 너무 지겨울 때는 많은데, 이제 딱 어떤 새로운 곡을 딱 읽으러 이제 악보를 보고 처음에 어떻게 이런 음악을 만들었지 너무 좋다… 이런 생각이 확 이렇게.]
[앵커]
제가 들은 루머일 수도 있겠습니다마는 클래식 연주자들은 절대 일렉트릭 피아노는 치지 않는다. 맞습니까?
[손열음/피아니스트 : 저는 전자 피아노 자주 쳐요.]
[앵커]
아 그러세요? 잘 치시는군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네 그러니까 연습용으로… 일반 피아노가 훨씬 좋겠지만 정말 솔직히 말씀드리면 정말 너무 피곤하잖아요? 그러면 건반을 정말 열심히 누르고 싶지 않을 때도 있어서 전자 피아노는 훨씬 그냥 (가벼우니까) 덜 눌러도, 일단 그냥 대충 소리가 나니까 이것만이라도 지금 손을 이런 식으로라도 돌리는 게 지금 급한 상황이면 그것도 감사한…]
[앵커]
정말 솔직한 답변이세요. 젊은 거장이니까 이런 얘기 할 수 있는 거예요. 아주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아 재밌네요. 8월에 전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을 연다고 들었습니다. 고잉 홈 프로젝트, 맞죠?
[손열음/피아니스트 : 맞습니다. 제가 해외에서 한국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항상 뭔가 고국이 그리웠고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활동하고는 있지만 뭔가 항상 이방인의 느낌으로 살고 있는, 그런 일종의 애환 같은 것들. 그런 것들도 다시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 청중들이 저에게 보내주는 환호… 그런 것을 같이 나눴을 때 다른 음악가들 한국 출신 음악가들하고 나눴을 때 좀 감회가 너무 남다르고 해서… 그러다 보니까 이제 고잉홈 프로젝트에도 그런 것이 많이 투영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이 프로젝트가 미래 세대 음악인을 끌어주기 위한 목표도 있다라고 하셨어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앞으로 향후에 꼭 저희가 이 그룹에 남아 있으면서 계속 저희 연주를 만든다기보다는 새로운 세대, 그 다음 세대들의 뭔가 중심이 되는 그런 단체가 되기를 꿈꾸고 있어요. 그래서 해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들에게 힘을 더 실어줄 수 있고 또 그분들의 사실 현실적으로 구직 같은 것들 오케스트라에 어떻게 입단하는지 이런 것에 대한 실질적인 도움도 드릴 수 있는 단체가 되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앵커]
아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네, 그러면 손열음 씨를 뭔가 칭할 때 어떤 것을 좀 그래도 은연중에 이미지라든가 떠올렸을 때 사람마다 생각나는 형용사들이 있잖아요, 그런 거 꼽으면 뭐가 있을까요?
[손열음/피아니스트 : 저는 그냥 음악 진짜 좋아하는 애, (음악 진짜 좋아하는 애) 음악 진짜 좋아하는 애.]
[앵커]
음악 진짜 좋아하는 애, 참고해 두겠습니다. 음악을 진짜 좋아하는 손열음 씨와 인터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손열음/피아니스트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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