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일 아이 살해 유기한 30대 친모 구속 영장 발부

종량제 봉투에 넣어 수거함 유기
친정 아버지 설득 끝 경찰에 자수

출산 직후 아기를 홀로 놔뒀다가 숨지자 쓰레기수거함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 친모 A씨가 8일 오전 광주 동구 광주지법 101호 법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생후 6일 된 딸을 방치해 사망케 하고, 시신을 종량제봉투에 담아 유기한 친모가 구속됐다.

8일 광주경찰청에 따르면 광주지법은 이날 오후 영아학대치사와 사체유기 혐의를 받는 30대 A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법원에 출석한 A씨는 "왜 신고하지 않았나",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나"는 등의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법정으로 들어갔다.

A씨는 지난 2018년 4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소재 주거지에서 생후 6일 된 자신의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하고 장례도 없이 종량제 봉투에 넣은 뒤 자택 주변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출산과 육아 스트레스로 3시간가량 외출 후 귀가해보니 겉싸개 모자에 아기 얼굴에 덮여 숨을 쉬지 않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

A씨는 아기를 병원에서 정상 출산 했지만, 가족들이 출산 사실을 몰랐던 데다 별다른 직업이 없어 홀로 양육할 능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최근 광산구 공무원의 출생 미신고 문의 전화에 "아이를 다른 지역의 친정아버지에게 맡겼다"고 답변했다. 담당 공무원이 사실 확인을 위해 재차 A씨 아버지에게 연락했고, "그런 사실 없다"고 아버지가 답하자 광산구는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심리적 압박감을 견디다 못한 A씨는 아버지의 설득 끝에 6일 밤 경찰에 자수했다.

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