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서 다운증후군 아들 살해한 친부와 외조모 구속

광주선 생후 6일 딸 숨지게 한 친모 구속

장애를 갖고 태어난 아이를 친모 몰래 데려가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체포된 친부(왼쪽)와 외할머니가 8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용인동부경찰서에서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에서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난 아들을 엄마 몰래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친부와 외조모가 구속됐다. 광주에서 생후 6일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친모도 같은 날 구속됐다.

수원지법 김정운 당직판사는 8일 40대 A씨와 60대 B씨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김 판사는 “범죄 혐의가 중대하며 증거 인멸 및 도주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2015년 3월 아내가 병원에서 낳은 아들을 출산 당일 집으로 데려온 뒤 하룻동안 음식을 주지 않는 등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이의 외할머니 B씨 역시 사위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숨진 아이의 시신을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 등은 출산 전 유전자 검사를 통해 아이가 다운증후군을 갖고 태어날 것을 알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아내는 출산 후 병원에 입원해 있어 이 같은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아들이 숨진 뒤 아내에게 “아이가 아픈 상태로 태어나 곧 사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A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전 “아이가 아파서 범행한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답했다. B씨는 “아이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말 미안하다”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등이 숨긴 아이의 시신을 수색 중이며 정확한 범행 수법과 동기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출생 6일된 친딸이 숨져 쓰레기수거함에 버렸다고 자수한 30대 여성 A씨가 8일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뉴스1

한편 같은날 광주지법에서도 영아학대치사·사체유기 등 혐의로 30대 C씨에 대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C씨는 지난 2018년 4월 광주의 주거지에 생후 6일된 딸을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숨진 딸의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담아 쓰레기 수거함에 유기한 혐의도 받고 있다.

C씨는 지난6일 자수했으며 “미혼모로 출산한 뒤 아이를 홀로 양육하기 힘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이날 영장실질심사 출석 전후로 취재진이 C씨에게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는 등 질문을 했으나 C씨는 침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