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피상대 아닌 은인…저커버그, 머스크 덕에 '동네북' 면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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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우울증과 자살 증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수년간 '공공의 적' 취급받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가 돌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8개월 넘게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의 소란을 겪으며 질린 이용자들이 메타 플랫폼의 고질적인 프라이버시 우려에 눈감은 채 저커버그가 최근 출시한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로 옮겨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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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 맞대결의 반사효과…적의 적은 나의 친구인 상황"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청소년 우울증과 자살 증가, 가짜뉴스 확산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수년간 '공공의 적' 취급받던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의 이미지가 돌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트위터를 거액에 인수한 일론 머스크가 갖은 기행(奇行)과 논란으로 비호감도를 한껏 끌어올린 데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이라고 한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론 머스크가 마크 저커버그를 다시 멋지게 보이도록 하고 있다"고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8개월 넘게 머스크가 이끄는 트위터의 소란을 겪으며 질린 이용자들이 메타 플랫폼의 고질적인 프라이버시 우려에 눈감은 채 저커버그가 최근 출시한 새 소셜미디어(SNS) '스레드'로 옮겨타고 있다는 것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자사의 SNS가 어린이 및 청소년에게 수면장애와 섭식장애, 우울증, 자살 위험 등 각종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무시한 채 대응책을 내놓지 않았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SNS에 축적된 개인정보가 상업적으로 이용될 위험성과 여론조작을 위한 가짜뉴스의 온상이라는 점에 대한 비판도 봇물을 이뤘다. 2016년 미 대선에선 영국 정치 컨설팅 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CA)가 페이스북 이용자 8천700만명의 개인정보를 무단수집해 정치광고 등에 사용하는 사건이 터지기도 했다.
WSJ은 "이와 관련한 우려는 수년간 저커버그를 공공의 적에 가까운 인물로 만드는데 일정부분 기여했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작년 여름 팟캐스트로 진행된 한 인터뷰에서는 "거의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배에 주먹이 틀어박히는 듯한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저커버그는 머스크가 트위터 이용자들의 하루 게시물 조회 분량을 제한하는 자충수로 한바탕 소란을 일으킨지 나흘만인 이달 5일 스레드를 출시하면서 이미지 변신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머스크와 온라인상에서 설전을 벌인 끝에 격투기 대결을 예고해 이른바 '현피'(현실에서 만나 싸움을 벌인다는 뜻의 은어)가 성사될 것인지에 이목이 집중된 상황이었다.
텍스트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소식을 공유하며 대화를 나누는 등 트위터와 기능이 유사한 스레드는 불과 하루반 만에 7천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을 보이고 있다.
WSJ은 "저커버그가 예전의 호기를 다소 되찾은 듯 하다"면서 "(스레드 출시후) 수시간, 수일 동안 그는 유입되는 이용자들과 지속적으로 접촉하면서 진부한 아재 개그를 하고 일부에겐 개인적으로 환영을 표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프리랜서 언론인 에릭 뉴커머는 스레드에 올린 글에서 "저커버그에겐 오랜만에 최고의 공개적 이미지 확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일종의 '적의 적은 나의 친구'라는 상황"이라면서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를 심술궂은 뭔가로 만들어 (사람들이 SNS를 평가하는) 기준을 정말 낮춰버렸다"고 덧붙였다.
저커버그는 트위터를 뛰어넘는 SNS로 스레드를 키워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10억명 넘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트위터는 그럴 기회가 있었지만 이뤄내지 못했다. 바라건대 우린 그렇게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스레드가 거대 SNS로 성장한다면 저커버그는 단순한 수익증대를 넘어 영향력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트위터의 매출은 가장 많았을 때도 메타의 5%를 넘지 못했지만, 대중문화와 세계적 사건을 주도하는 유명인과 정치인, 언론인들이 다수 활동하면서 그 이상의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면서 "머스크와 저커버그의 싸움에 걸린 건 돈보다는 영향력일 수 있다"고 말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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