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비싸, 충분" 배달비 1만 원?, 그리할 바엔.. "1년 새 500만 명 끊었다"
배달앱 등 할인 경쟁.. '탈배달앱' 행보 계속
이탈 막으려는 업체 내 '생존 경쟁' 심화 예상
치솟는 음식 배달비에 1년 사이 500만 명이 배달음식 어플리케이션(앱) 이용을 끊었습니다. 오르고 오른 비용이 결국 역풍을 맞는 모양새입니다.
많게는 1만 원대까지 올라버린 배달비는 이미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준을 뛰어 넘었다는 판단이 작용하면서 고개를 돌리게 만든 것으로 풀이됩니다.
적절한 조율 노력 없이는, 비싼 배달비는 한층 더 이용객 이탈을 부추기는 변수로 작용하고 앞으로 더 큰 감소 국면에 이를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 배달앱 수요 이탈 계속.. "상반기 한 달 평균 500만 명 육박"
오늘(8일) 빅데이터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6월 배달의민족(배민)과 요기요, 쿠팡이츠 등의 월간활성화이용자수(MAU)가 2,920만 6,181명으로 전달 비 0.85%, 지난해(3,182만 명)와 비교했을 때 8.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배민과 요기요 6월 MAU가 순서대로 1,916만 4,037명, 662만 9,014명으로 집계됐습니다. 배민은 한 달 동안 40만 명 이상, 요기요는 5만 명 정도 이용자가 줄었습니다.
1~6월까지 3사 월 이용자 추이를 봤더니 월별 3,021만·2,923만·2,898만·2,926만·2,946만·2,921만 명으로 3월까지 하향곡선을 그리다 4~5월 잠시 늘었고, 지난달 다시 20만 명 줄었습니다.
상반기 월 이용자 평균치로 환산했더니 2,939만 명으로 전년 대비 13.8%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1월부터 6월까지 3사 MAU가 3,000만 명 이상으로, 평균치는 3,409만 명입니다. 상반기만 두고 보면 470만 명, 거의 500만 명 정도가 배달앱에서 이탈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같은 전반적인 이용객 이탈은 비싼 음식 배달비에서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배달비가 5,000~6,000원, 때에 따라 1만 원까지 책정되면서 광범하게 고객 불만을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배달 앱들이 각종 할인 정책으로 고객 유치를 서두르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기만 합니다. 너무 올라버린 배달비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실제 최근 조사에선 배달 서비스 이용을 줄인 응답자 83.9%가 '배달 비용 상승'을 가장 많은 이유로 꼽기도 했습니다.
배달의민족만 해도 지난해 4,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이용객 감소세가 이어질 경우엔 적자 우려가 커지는 상황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배달 앱 의존도가 높았던 고객들이 비싼 배달 대신 외식이나 집밥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 '주문 횟수' 등 감소.. "고비용→ 소비자 부담 가중"
반응은 가지각색입니다.
실제 한 관련 포털 커뮤니티 내에선 "배달앱을 삭제하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주문횟수'가 줄지 않겠는가"부터 "배달앱을 쓸 수 없을 정도면 경제력 자체가 뒷받침되지 않는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습니다.
어쨌든 결론은 '덜쓰거나, 안쓰거나', '이탈'로 모아집니다.
전반적으로 "매장보다 음식값이 비싸고, 포장 주문도 수수료를 내니 앱을 삭제한다"부터 "가게 정보나 이용하고 사러 가던지, 발품을 팔겠다"는 식으로, 높아진 이용 부담에 따른 수요 감소 의견이 눈에 띄었습니다.
배달 기사들은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소비자들은 고비용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를 내면서 업계로선 이중고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배민 창업주인 김봉주 의장도 지난 7일 일선에서 물러났습니다. 2017년 2조 7,000억원(통계청 조사) 수준이던 국내 음식 배달서비스 시장은 배민 등 배달 앱 확산에 맞물려 2021년 25조 7,000억 원으로 확장 흐름을 탔습니다. 배민은 2020년 매출 1조 원 돌파에 이어 지난해 매출 2조 9,500억 원, 영업이익 4,20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 수요 이탈 계속.. 업계 ‘출혈 경쟁’ 등 예고
당분간 이같은 기류는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더불어 이용객 이탈과 시장 위축 우려가 업계엔 부정적 전망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경쟁을 더 부추길 우려 역시도 커지는 상황입니다.
일상회복기, 야외활동과 계절적 요인 여기에 높은 배달요금에 따른 이용 부담이 가중되면서
지난달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조사한 배달비 현황에 따르면 3사 최고 배달요금(거리구간 3~4㎞)은 7,000원에서 8,000원으로 지역별 또 차등요금 등이 부과되면 재차 가격대가 천차만별로 형성되는 상황입니다.
결국 소비자들에게 계속 부담을 더하면서 업계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나섰지만 이탈을 막는데 한계를 보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배민의 경우 앞서 최적묶음배달을 시행하는 '알뜰배달'을 도입해 배달비 부담을 낮추고 요기요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무제한으로 배달비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나섰습니다.
그나마 이게 효과를 보면 다행이지만 지속적으로 배달앱 이탈이 이어지면 결국 이를 막기 위한 업계 내 ‘생존 경쟁’은 더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높은 배달비가 결국 소비자들에게 편리에 따른 마땅한 비용이 아니라, 소비를 억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커진 건 사실"이라면서 "단발적인 할인이나 프로모션에 이어, 경쟁 수위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얼마나 적자 폭을 최소화하면서 수요 회복을 이끌 대안들을 내놓을 진 좀더 추이를 지켜봐야할 것"으로 전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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